이는 무선 분야 1위인 SK텔레콤이 1인당 영업이익이 6억원으로 통신업계는 물론 전 상장사들 가운데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채산성이 높지만,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통신업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이종걸 의원(통합신당모임)실이 정보통신부 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한 `연도별 기간통신사업자 설비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설비투자 총액은 3조1천211억으로 영업이익 총액(3조6천695억원) 대비 투자비율이 85%로 나타났다.
반면,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유선 기간통신 4사의 설비투자 총액은 3조1천591억원으로 영업이익(1조7천371억원) 대비 투자비율이 이동통신 업계보다 크게 높은 163%로 집계됐다.
이는 이동통신 업계의 경우 영업 활동으로 100원을 벌어 85원을 설비 투자에 사용한 반면, 유선통신 업계는 100원을 벌었지만 이보다 많은 163원을 설비투자비로 쏟아부은 셈이다.
연도별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금액 비율은 이동통신과 유선통신이 2003년 43%와 175%, 2004년 62%와 95%, 2005년 67%와 160%로 해마다 유선 분야가 이동통신 분야보다 크게 높았다.
지난해의 경우 업체별로는 무선 분야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ㆍ무선을 합쳐 가장 많은 2조5천8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설비투자 금액은 1조5천175억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투자비율은 59%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회사는 설비투자 비율이 2003년 11%, 2004년 22%, 2005년 55%로 2005년까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투자금액이 2005년과 지난해 1조5천억원 안팎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고 올해도 1조5천억원대에 머무를 예정이어서 투자비율이 50%대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유선통신 1위인 KT의 경우 지난해 1조7천3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이보다 많은 2조3천612억원을 설비투자에 사용해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비율이 137%로 높았다.
이 회사는 2004년 이후 영업이익은 정체 상태이지만 와이브로와 FTTH(가정내 광 케이블)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설비투자 금액이 해마다 10% 안팎 증가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18% 늘어난 2조8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3G(세대) 시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KTF도 지난해 영업이익(6천687억원) 대비 설비투자 금액(1조2천164억원) 비율이 182%로 투자가 많았다.
이밖에 LG데이콤이 35%, LG텔레콤이 93%로 설비투자 비율이 낮은 반면, 하나로텔레콤은 무려 1천23%를 기록했고 LG파워콤은 5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3천921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부었다.
한편 이동통신 업체들보다 유선통신 업체들의 설비투자 비율이 높고 업체별로도 선후발 업체간 큰 차이를 보임에 따라 이 같은 채산성 차이를 반영한 차등적 규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종걸의원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한.미 FTA 협정에서 KT와 함께 국가 중추 신경망으로 분류돼 외국인 간접투자 100% 허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혜택을 받았지만, 정작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에 비해 설비투자는 저조해 보편적 서비스 향상과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는 기업에 대해서 혜택이 돌아가도록 접속료 원가 산정 등에 반영하는 등 차등적 규제를 통한 투자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