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프리뷰] 사람들의 손에 하나씩 들려있는 폭죽들. 폭죽들은 어둠 속에서 찬란한 빛을 흩뿌리고 있다. 폭죽의 남은 길이로 보아 터뜨린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폭죽의 빛은 짙은 어둠과 대비돼 화려함을 더한다.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한껏 고조된 여흥의 정취가 느껴진다. 질펀한 술자리라도 벌렸던 것일까? 사람들의 옷매무새는 연회 이후의 흐트러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풀어헤친 셔츠며 장딴지까지 걷어 올린 바지는 그러한 정신의 이완을 대변한다.
폭죽놀이로 한층 고무된 듯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 여흥이 쉽사리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들의 여흥에는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엿보인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사람들의 머리 위로 보이는 줄과 뒤편에 난간처럼 자리한 기둥은 이들의 공간이 주변과는 격리된 특수한 공간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낸다.
그렇다면 이들이 서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폭죽의 빛은 이윽고 사라져버릴 아스라한 기억을 예고하며 아름답게 타오른다. 어둠은 여흥의 곳곳에 내려앉아 뿌리 깊은 고독을 이들에게 선사한다.
죽음마저 의미를 상실한 눈먼 자들의 삶, 연극 ‘플라토노프(Platonov)’는 오는 11월 4일에서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박소연 기자]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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