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초기만해도 폭행의 방법과 정당성 문제를 놓고 일부 직원들은 “부끄럽다. 반성해야한다”는 얘기를 꺼내기도 했지만, 개인의 폭행 수사에 그룹 총수의 자택을 압수 수색한데 이어 2일 본사까지 압수수색을 하자 “여론몰이 수사”라는 비난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은 ‘김 회장 구하기’ 총력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국내 최대 로펌 ‘김&장’ 소속 변호사 3명으로 변호인단을 구성, 그룹 경영기획실 법무팀 변호사 10여명의 도움을 받아 김 회장의 구속 저지에 ‘올인’하고 있으며 일부 계열사는 경찰 등 관계당국에 김 회장의 선처를 기원하는 탄원서를 내기로 하고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한화 본사 직원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삼삼오오 모여 전날 있었던 압수 수색 얘기를 화두로 올렸다. 한 직원은 “왜 개인의 폭행사건에 본사를 수색하겠다는 얘기까지 도는지 모르겠다”며 “회사에 쇠파이프라도 숨겨놓았다는 얘기인가. 그룹 전체를 무슨 조폭 기업으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다들 분노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한 뒤, “경찰이 김 회장과 한화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 뭔가 보여주려고 이러는게 아니겠냐”며 “분식회계 수사나 세무조사도 아닌데 본사를 뒤지겠다는 것은 순수성이 의심되는 수사”라고 전했다.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우리야 경찰이 수사를 하겠다면 응해야하지 않겠나”라면서 “경찰 수사가 소위 ‘포퓰리즘’적 여론 수사로 진행되고 있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직원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주변으로부터 “너는 무사하냐?”“어떻게 돌아가냐?”“회사는 괜찮냐?”라는 안부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이 직원은 “그룹의 이미지 실추가 제일 큰 걱정이다. 실제로 직원들 사기가 심각할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 외부에서 한화 사람들을 어떻게 볼지 몰라서 퇴근하면 회사 배지를 떼고 다닌다”며 “특히 일반 소비자나 고객을 상대해야하는 대한생명, 한화증권 같은 금융 업종의 피해가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