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유 및 이유식에 오염된 사카자키(Enterobacter sakazakii)균 사건은 많은 부모들을 놀라게 했다. 모유를 주지 못한 것도 미안한데, 내가 준 제품에 혹시 이 균이 있지는 않았었나! 하는 의구심과 함께 제조회사에 대한 원망과 그 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정부에 대해 불만이 터져 나왔었다.
사카자키 균은 과학의 발전과 함께 알려진 균이다. 1980년대 이전에는 이 균에 대한 존재를 몰랐었다가, 1980년대에 들어서 새로운 종으로 등록이 되었다. 이 균이 신생아의 뇌수막염, 패혈증을 유발해 심각한 장애 및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큰 위해가 있는 유아들은 생후 28일 이하의 신생아, 특히 미숙아ㆍ저체중아 또는 면역 결핍 유아들로 알려져 있다.
외국의 연구 사례에 의하면 감염 대상은 주로 신생아가 대부분이며 감염은 주로 병원의 신생아실에서 발생되고, 수유 시 사용되는 용기, 기구 등에 오염된 사카자키 균에 의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사카자키균이 있을 때 병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조제분유에 대한 사카자키균의 기준 및 검사 방법은 국제적으로 유럽연합(EU)을 제외하고는 Codexㆍ미국ㆍ캐나다ㆍ호주ㆍ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도 별도의 기준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최근 국제적으로 이 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 특별 관리를 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사건이 터지고 발 빠르게 해당 제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하려는 것으로 안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업체의 노력일 것으로 생각된다. 온도 관리 및 무균 생산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시킬 수 있도록 제조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식품에 대한 기대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식품을 단순한 생명유지의 영양공급이 아닌 식품을 통해 건강을 향상시키려고 하며, 따라서 논란이 되는 성분에 대한 기피와 전통, 자연식품에 대한 기대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소비자 각각의 다양한 기호 및 영양밸런스를 고려한 다차원적인 식품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식품자체가 우리의 생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식품을 통해 행복해 지려고까지 한다.
과거 흔하게 마시던 탄산음료를 뒤로 하고 생수, 녹차음료. 식초 음료 등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고, 몇 년 사이에 집집마다 올리브유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계속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이와 더불어 새로운 신종 물질이 등장하여 관련 업계, 정부 등을 곤혹스럽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곤혹스러움이 하나, 둘 모이면 식품의 품질은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소비자원에서 20여 년 동안 식품안전의 각종 사업을 수행했던 것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분명 순방향으로 발전했다고 생각된다.
소비자들도 몸에 안 좋은 새로운 물질들이 나왔다고 발표되면, 한편으로는 관련자들에게 따가운 회초리로 야단을 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식품이 더 좋은 방향으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정윤희 한국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