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결함제품을 두고 개통취소는 물론 환불을 거절하고 대체폰 으로의 교환만 강요해 원성을 샀다. 또 상담원조차 아이폰 AS정책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대처해 소비자들의 화를 돋웠다.
애플의 아이폰은 기본적으로 '리퍼비싱'이라는 AS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휴대전화는 결함이 생길 경우 AS센터를 방문해 수리를 받을 수 있지만 아이폰은 고장이 날 경우 AS가 아닌 교체품(리퍼제품)으로 제공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새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결함이 발생할 경우 '중고폰'으로 교환받는데 거부감을 갖는다. 더욱이 직원들조차 제품이나 AS방식에 대한 지식이 턱없이 부족해 명확한 설명조차 받을 수가 없어 답답한 가슴만 칠뿐이다.
소비자들은 "판매 후 일어날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없이 판매에만 급급한 결과다. 초기 소비자들만 실험용 생쥐가 된 기분"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MBC방송캡처)
◆ 하루사이에 "취소는 절대 안 돼"
서울 둔촌동 송 모(여.24세)씨는 작년 12월 23일 KT에서 아이폰을 구입했다. 그러나 구입해 집에 오자마자 수신이 어려워지더니 통화시 목소리가 울리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 약정까지 해지하며 구입한 제품의 성능에 실망한 송 씨는 해지를 요구했다.
고객센터에서는 기계의 문제인 것 같다며 AS를 권했지만 서비스를 받으면 새제품이 아닌 '리퍼폰'을 사용해야 하기에 거절했다. 구입 대리점으로 개통취소를 요청하자 "원래 개통한 후에는 취소는 불가능하다. 동의서에 서명한 내용"이라며 거절했다.
송 씨는 "대리점과 본사에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고 가입자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새 제품을 리퍼폰으로 교환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 스트레스 제조기 아이폰
부산 우일동 주 모(남.25세)씨는 최근 아이폰을 개통했다. 구입 후 일주일 만에 발열현상이 나타나더니 터치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전원이 꺼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구매한 대리점에 들러 문의하자 본사에 고장신고를 해야 기기교환이 된다고 안내했다. 몇 번을 방문했지만 "본사와 연락이 안 돼 나중에 다시 오라"는 답뿐이었다.
주 씨는 "이러다 무상기기교환기간인 14일이 지나면 어떡하냐"고 했지만 직원은 책임지고 14일 이후에도 교환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며칠 후 새 기기를 받으러 오라는 말에 대리점을 방문하자 "오늘이 구입 후 15일째라 교체를 해 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전에 약속한 내용을 말해도 "전산 상으로 불가능하니 교체폰으로 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 씨는 "아이폰을 무작위로 개통만 시켜놓고 AS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KT의 태도에 어이가 없다. 기기교환하려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궁금해도 설명도 못 들어

성남시 서현동 정 모(여.27세)씨는 아이폰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다 지난 11월 1차 사전예약을 통해 구입했다. 약속한 날짜에 배송이 되지도 않고 개통하는 데 3일이라는 시간이 걸려 불쾌했지만 참고 기다려 제품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학수고대하며 기다린 아이폰의 맨 아래 버튼이 눌러지지 않았다.
구입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당연히 바로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정 씨는 KT로 문의했다. 상담원은 "기기를 교환하려면 직접 방문해 확인을 받아야 하고 확인이 되면 새로운 제품으로 교환 받을 수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더 이상 AS에 관해 어떤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없었다.
정 씨는 "상담원이 AS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한 안내조차 하지 못했다. 출시에만 급급해 사후 대책에 무심한 모습이 실망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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