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여대생의 “180cm이 되지 않는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다”는 말에 ‘루저 대란’이 시작됐다. 하루 아침에 ‘루저’로 낙인찍힌 일부 남성들이 해당 방송국으로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청하는 등 파문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루저 소동을 지켜보면서 정작 ‘루저’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아무리 능력 있는 남자라도 키가 작으면 루저”라는 여대생의 발언을 “매출이나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소비자민원 해결율이 낮다면 루저”라는 문장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전자가 불가항력적인 신체적 조건을 가진 남성들에 대한 잔인하고 부적절한 비하였던 것에 반해 후자는 개선하고 해결 가능한 문제를 회피하고 포기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루저'로써 손색이 없는 셈이다.
지속적인 상품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장을 거듭한다 한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루저’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는 수많은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지만 이에 대한 업체들의 대응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중재요청 이전에 먼저 피해제보를 확인하고 소비자의 편에 서서 먼저 손을 내미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소비자를 블랙컨슈머 취급하며 맘대로 해보라는 식의 배짱을 튕기는 기업 또한 적지 않다. 주목할 점은 기업의 규모나 시장점유율이 민원해결율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매출증대에만 급급해 정작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고 입을 틀어막는 기업은 결코 진정한 ‘위너(winner)’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루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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