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민희 기자] ‘족집게 무료운세’ ‘소름쫙 신년운세 2010’ 등 새해를 맞아 자칭 최고의 적중률(?)을 자랑하는 점집과 운세사이트들이 손님맞기에 여념이 없다. 매년 1월이 되면 어김없이 분비는 곳이 철학관이나 온라인 운세사이트들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문명의 진화에도 불구 점과 사주 등의 운명산업은 위축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내 운명 시장은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 최근에는 IT산업과 접목한 신세대 운명 시장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 국내 토속적인 사주 토정비결 점 외에 외국에서 들어온 타로나 별자리 운세까지 가세하며 운명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운명산업에 열광하는 사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5명은 사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다니는 김 모(여.27세)씨는 연말연시가 되면 친구들을 따라 유명 무속인을 찾아가 사주를 본다. 주로 직업운과 재물운, 사랑운, 결혼운을 체크한다.
김 씨는 “잘 맞힌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가는데 나이든 어른들 보다 젊은 층들이 붐벼 놀랐다"며 “특히 홍대나 이대 부근 사주카페를 종종 찾아가는데 인접성이 좋고 복채비도 싸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유 모(남.43세)씨는 가족건강과 자녀 시험 등의 이유로 가끔 점집을 찾아간다. 무속인의 말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해에 집안에 액운이 끼었다’는 등의 말을 듣고 수십만원의 부적을 산적도 있다.
현재 한국역술인협회 등에 가입된 역술인 및 무속인 수는 45만여명,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합하면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철학관, 점성촌, 길거리 점집, 사주카페를 비롯해 사주닷컴, 산수도인 등 기업형 온라인 역술사이트까지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족집게라고 언론을 타거나 입소문이 난 일부 역술인의 경우 한번 '접견'을 예약하는 데만도 한 달 이상 최고 1년이 걸리기도 한다.
역술 시장의 규모는 연간 2~3조원대(추정) 규모. 일부 기업형 온라인 역술사이트의 경우 연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외형을 자랑한다.
IT와 접목한 신세데 운명 시장 날로 번창
최근 운명산업도 IT와 활발한 접목이 이루어지고 있다. 80년대 역술인들이 서울 미아리나 화양동등 주변 허름한 주택가에 점성촌을 이루며 고객을 맞았다면 90년대 후반부터는 홍대, 압구정, 종로 등 번화가 길목에 버젓한 '매장'을 열고 있다. 고급 인테리어로 치장한 사주카페, 타로카드점 등 신개념의 점집들이 젊은 고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기존 역술인들의 복채가 대략 3만~10만원 대였다면 신세대 점집들은 지갑이 얇은 젊은 고객을 위해 5천원에서 5만원 안팎으로 문턱을 낮췄다.
온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300여개의 온라인 역술사이트가 영업 중이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운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과 유통업계에서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무료 신년운세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번창 하는 운명산업도 결국 불안 심리에 편승하며 '날림'이 많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20년간 명리학을 공부한 한 역술인은 “경기침체와 실직률 증가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운명을 예언하는 점집들이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며 “족집게라고 소문난 일부 역술인들도 베끼기 사주 풀이로 '스테레오'타입의 운명을 나눠주면서 고가의 부적 등을 사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