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금융당국의 회장선임 절차에 대한 연기요청은 있었지만 외압은 없었다. 개인적 판단으로 회장 내정자직 사퇴를 결정했고 주어진 임기동안 행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논란 속에 14일 종합검사를 앞두고 강정원 KB금융 회장 대행 겸 은행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강 행장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행장은 또 회장에 재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최근 불거진 김중회 KB금융 사장 해임 등 보복인사 의혹도 일축했다.
그러나 강 행장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고강도 사전검사에 이어 종합검사의 초점이 상당부분 강 행장에 맞춰져 있어 이를 의식한 대응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편, 강 행장이 '회장 선임절차와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연기요구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KB금융 측은 "회추위 의장에게 선임 연기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으나 회추위 절차 진행 초반에 학계, 언론계 등의 선임절차 연기 지적을 추정한 것으로 당국이 직접 이사회 및 본인(강 행장)에게 연기를 요구한 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강정원 행장 일문일답
◇회장 내정자직 사퇴와 금융당국의 관치 논란
▲ 금융당국이 KB금융 회장인선 절차를 연기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이를 거절한 까닭은?
-회장선임 절차를 연기해달라는 것은 조담 회추위 의장에게 했던 것으로 알지만 누가 했는지는 모른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외압으로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회장 공백의 최소화가 조직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생각 아래 원래 계획대로 진행했고 나 또한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서 그 뜻을 받아들였다.
▲KB의 조직안정을 위해 회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는데 아직도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내가 회장내정자 직을 사퇴한 이유는 지난해 말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듯이 회장선임절차가 불공정했다는 비판여론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회장선임절차에 참여하는 것이 조직과 주주, 고객이익에 부합되지 앉는 다는 생각아래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 개인적인 판단일 뿐 관치와는 상관없다. 적어도 KB금융지주의 회장선임에 관해서는 그런 외압은 없었다고 확신한다.
▲회장인선에 대한 불공정 논란은 인선에 참여했던 일부 후보들이 집단사퇴하면서 불거졌다. 왜 한 달이 지난 시점에 회장 내정자직을 사퇴했나?
-불공정 시비가 계속되는 속에서 이사회의 임시주총 철회 결정이 나는 마지막 날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불공정 시비가 계속되는 한 KB 조직의 안정은 어렵고 고객들에 대한 생각 등 이런 게 쌓이면서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 지금도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이례적인 고강도 사전검사를 두고 관치금융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금융당국의 외압이나 불공정한 요소는 정말 없었나?
-금융당국의 관련규정에 의해 사전검사를 했고 이번 주 목요일(14일)부터 정기검사가 나오는데 통상적으로 진행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고강도 사전검사라는 부분도 세계적으로 OECD 국가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감원도 이에 따라 추진한 게 아니겠나.
▲KB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개입설 의혹도 불거졌는데…
-청와대는 국가적인 일을 다루는 곳인데 일개 금융기관의 회장추천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차기 회장 선출절차 참여와 은행장직 유지 계획은?
-회추위는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운영 부분은 내 소관이 아니다. 지난 주 금요일 밝혔듯이 한번 사퇴한 사람이 다시 그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 주어진 기간 동안 행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중회 KB금융 사장 해임 등 보복인사설
▲김중회 사장 해임 등 최근 단행한 인사개편을 두고 보복인사가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주 금요일(8일) 은행인사는 정례적인 인사다. 회장 후보 관련 이벤트가 없었다면 지난해 말에 했을 것이다. 지주사 쪽은 통상적으로 은행에서 퇴임하시는 몇 분이 지주사로 옮긴다. 오늘(11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인사가 진행될 것이다. 또한 금주에 지점장, 팀원인사가 진행된다.
▲신임사장 인선은 누가 하나?
- 현재 나는 회장대행이고 대표이사로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책임이 있어 경영적인 판단 아래 인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새 사장은 당연히 새로 인선될 회장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 금융권 M&A와 향후 대응 계획
▲금융권의 M&A(인수합병) 치열한 경쟁을 앞둔 상황에서 임기 중에 M&A가 가능하다고 보나?
- M&A는 상대가 있는 거니까 임기 중에 우리에게 필요한 매물이 나온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올해 최대의 관심사인 외환은행 M&A와 관련해 론스타 측과 실질적으로 논의된 바 있나?
- 지난해 몇몇 기자들의 질문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 지금도 관심이 계속되는 것일 뿐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금융당국의 종합검사 초점은 KB금융의 지배구조, 즉 사외이사들의 막강한 권력과 사유화 움직임, 카자흐스탄 BCC은행 투자, 커버드본드(유동화증권) 발행 등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 사외이사에 대한 부분은 금융당국과 전국은행연합회가 합의한 부분을 최대한 수용해 적극적으로 개전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개선과 관련 외부컨설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오면 적극 반영할 생각이다.
종합검사를 앞둔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카자흐스탄 BCC은행을 비롯 커버드본드(유동화증권) 발행 부분은 성장잠재력이 큰 나라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고 생각한다. 투자한지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투자를 제대로 했느냐 여부는 검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우리는 규정을 잘 준수해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KB사태 등으로 인해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정상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나갈 생각인가?
-최근 일련의 문제로 경황이 없어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 우리는 고객서비스만족도 4년간 1위를 달리고 있고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을 가장 많이 한 은행이다. 녹색금융도 앞장서 왔으며 사회협력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미소금융재단도 제일 먼저 신청해 대전에 사무소를 개설해 신경을 쓰고 있다. 리딩뱅크로서 책무를 성실히 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경영을 할 수 있게 도와 달라. 또한 14일 종합검사가 시작되는데 검사결과가 나올 때가지 차분히 지켜봐 달라.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