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렛의 공연무대는 우주를 담은 사진 한 장과 오버랩 된다. 그 사진에는 뷰티풀 바이올렛이나 뷰렛반응에 기인한 보라색이 서려있다. 군청색과 보라색이 감도는 우주에서 ‘빵!’하고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러나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문혜원은 한 그루의 물푸레나무 같다. 가지를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스름하게 물든다는 물푸레나무. 부드러운 나뭇잎 선 속에도 그 푸른 기운이 쟁여져 있는 것 같다. 문혜원이 록을 하고, 뮤지컬을 하는 동안 그녀의 몸에는 십여 개의 나이테가 새겨졌다. 음표를 쏟아내는 오선지 같은, 그 시간 속에서 문혜원의 음악과 뮤지컬에 대한 열정을 들을 수 있다.

무대에서 혼신을 다하는 그녀는 가끔 무대에서 무아지경을 느낀다고 한다. “기타리스트 김광석 선생님이 계세요. 고인이 되신 동명의 가수 말고요. 그분이 ‘무대에서 뿅 가면 돈돈 명예도 여자도 다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정말 공감해요. 저뿐만 아니라 관객, 멤버들 모두 마약 한 것처럼 뿅 갈 때가 있어요. 제가 집중이 잘 되고, 멤버들과 호흡 맞고, 관객과도 에너지를 주고받고 할 때 혼연일체가 되죠. 사랑에 빠져서 그 상대와 함께 있으면 다른 생각 안 나고 좋잖아요. 그것처럼 온 몸이 이완되면서도 적절히 긴장 되요. 그 순간 ‘이대로 멈춰 죽었으면’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런 문혜원도 스케줄이 많을 때는 힘들어 무대에 서기 싫을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얼른 반성 한다는 그녀. “무대는 제게 성당처럼 성스러운 곳이에요. 제가 선택해서 무대에 선 것이 아니라, 선택 받아서 선 것이에요. 지금 하는 공연을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공연’처럼 절실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얼마 전에 뮤지컬 ‘아킬라’ 공연을 마친 문혜원에게 향후 일정에 대해 물었다. “수타시에서 저희 밴드가 우승한 지 몇 달 되었어요. 저희에게 주는 혜택은 영어 앨범을 내어주고, 투어와 홍보를 해주는 거예요. 지금은 영어앨범을 준비하고 있고요. 한 일 년 정도 호주에서 체류하면서 앨범 만들고, 투어 할 예정이에요. 그동안 뮤지컬은 쉬고요. 얼마 전에 호주에서 열리는 록페스티벌에 갔었어요. 저희 밴드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았어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하는 그녀에게 출항을 앞둔 배의 고동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뮤지션 문혜원, 뮤지컬 배우 문혜원의 약진을 기대해 본다.
[뉴스테이지=정은승 기자]
(뉴스검색제공제외)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