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국내 개봉 영화사상 최대 흥행 수입을 세웠다. 개봉 한달여만에 관객 939만 명을 동원해 823억의 수익을 올렸고 이 추세대로 가면 사상 첫 900억 매출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해운대'가 1천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아바타'의 매출에 뒤지는 것은 3D영화와 일반영화라는 차이때문. 아바타 관람료는 1만 3천원 정도로 일반 영화보다 5천원이나 비싸다.
3D가 2010년 미디어 산업의 새지평으로 주목받고 있다.'아바타'가 그 신호탄이다.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올해 TV에서도 3D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가전업체들도 저마다 3DTV시장에 깃발을 꽂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10 세계 가전 박람회(CES)에 출사표를 던진 가전 업체들의 공통 화두도 역시 3DTV. 사람이 끓는 부스마다 어김없이 3DTV가 자리했다. 주식시장도 3D기술 관련업체가 연일 상한가를 치달아 3DTV에 대한 기대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3DTV에 대한 관심이 ‘아바타’ 충격이 야기한 한시적 ‘허니문’ 효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LEDTV등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TV시장에서 3DTV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3DTV에 주어진 당면 과제는 크게 하드웨어.소프트웨어로 나뉜다.
하드웨어상의 대표적 문제점은 단연 거추장스런 입체안경. CES 2010을 방문한 삼성 이건희 전 회장도 입체안경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컨탠츠 촬영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입체안경은 공통적으로 TV가 보내는 빛의 양을 차단해 안경을 쓰면 어둡고 벗으면 너무 밝게 보일 수 있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또한 양쪽 눈의 시력이 다른 사람의 경우 입체안경 착용 시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소프트웨어상의 문제점은 3DTV를 구입해도 “볼 것이 없다”는 것. 드물게 접할 수 있는 3DTV 컨텐츠는 ‘시험작’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소니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남아공월드컵 3D 중계도 생중계가 아닌 ‘재가공’된 중계다. 현존하는 3D 컨탠츠 제작기술로는 생중계가 불가능하기 때문.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일반 TV 중계와 비교했을 때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진다.
3D 컨탠츠 개발을 위한 KBS, SBS등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KBS는 올해 중으로 대형공연과 스포츠 프로그램 등의 ‘3D 영상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이다. SBS는 작년 12월 15일 SBS 영상제작팀 주도하에'SBS 인기가요'의 걸그룹 씨야 출연 분량을 3D 컨탠츠로 제작해 비공개 시연회를 가졌으며 차후 3D 제작기술을 발전시켜 스포츠 중계에도 접목할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29일 ‘3DTV 실험방송 추진단 출범식’을 열어 조직적인 준비를 하기도 했다.
넘어야할 산은 멀고도 높지만 전문가들은 3D시장 규모를 지난해 144억 달러에서 2015년까지 1616억 달러로 점치고 있다. 3DTV가 미디어산업의 새 블루오션으로 정착할 지 한시적 유행으로 끝날지 세계시장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