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 AK인터렉티브의 온라인 게임 '거상'의 서버 통합을 놓고 유저와 업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저들은 “원하지도 않는 서버 통합은 누구를 위해 하느냐”며 반발하며 서버 통합으로 발생되는 ▲마을 및 생산시설 소유권 박탈 ▲현금 거래 조장 ▲캐릭터 소멸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업체는 유저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논란의 골자가 되는 현금 거래를 엄중히 단속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반박하며 예정대로 서버 통합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 서버통합 공지 후 게임머니 시세 ‘훌쩍’
경제 활동이 매우 중요한 거상에서 마을과 생산시설의 소유권은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 필수다. 서버가 통합되면서 모든 소유권이 초기화 되어 경매에 붙여지게 되는데 이전 소유주가 다시 되찾지 못할 경우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유저들의 주장.
거상에서 마을을 소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력’. 마을을 소유하려는 유저들은 많은 게임머니를 비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금 거래가 조장된다는 것.
한 유저는 “통상 게임머니 1억전이 5천원 선에 거래됐는데 서버통합 공지 후 10여일 만에 8천원 선까지 급상승 했다”며 서버 통합이 게임머니 현금 거래를 부추기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 서버당 3개의 캐릭터만 보유할 수 있는 거상의 시스템상 두 서버에 모두 캐릭터 3개씩 보유한 유저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3개의 캐릭터만 선택해야 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캐릭터가 보유한 아이템과 용병. 장수등 유저의 노고가 쌓인 재산이 증발하게 된다는 것.
▶ 현금 거래시 계정정지.. “유저 주장 근거 없다”
이에 대한 AK인터렉티브의 반론도 거세다. AK인터렉티브 관계자는 3일 "이번 서버 통합은 15개의 서버중 가장 유저수가 적은 두 서버를 대상으로 유저들의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실시된 것이다”며 “서버 통합과 관련해 유저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마을 및 생산시설의 소유권 문제의 경우 기존 소유주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소유권을 잃게 된 유저에게는 합당한 게임머니를 보상해 주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고 현금 거래 적발 시 계정 압류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유저간의 과열 경쟁으로 인한 현금 거래는 업체의 의도와는 상반된 내용이라는 것. 캐릭터 문제 또한 민원 접수 시 타 계정으로 옮겨 보전해 주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저불만 등에 업고 서버통합 ‘강행’
그러나 유저들은 업체의 반론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처사일 뿐이라고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거상을 7년간 플레이한 한 유저는 “게임내 가장 큰 마을인 한양의 경우 (소유권을 얻기위한)전쟁시 수백억의 자금이 필요한데 이런 자금은 게임 플레이로 생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현금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누구나 아는데 모른 척 하고 있을 뿐”이라고 분토했다. 이어 “소유권에 대한 보상도 문제가 있다.유저들이 생산시설의 소유권을 얻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개발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터, 단순히 경매가만 보상한다는 것은 수박 겉핥기보다 못하다”고 덧붙였다.
유저들은 캐릭터 소멸에 관한 업체의 처리에도 수긍하지 못했다. 다른 계정에 옮겨진 캐릭터는 기존의 같은 계정에 존재하는 캐릭터로서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 뿐 아니라 아무런 공지사항 없이 개인 요청시에만 옮겨준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도 잘못 됐다는 것.
거상을 오래 해온 유저들은 “운영진이 (유저들의)마음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입을 모아 하소연 하고 있지만 서버 통합은 일정대로 진행 될 예정이다.
AK인터렉티브의 거상은 전투와 경제 활동을 혼합한 독특한 게임 방식으로 2002년 5월부터 부분 유료화 서비스를 시행해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수 온라인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