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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연비개선 한국은 '게걸음' 일본은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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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연비개선 한국은 '게걸음' 일본은 '잰걸음'
업계 '돈 되는' 중-대형 생산 치중... 정부는 '경차'지원 외면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6.11.10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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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급등으로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경차의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연비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경우 경차 판매량 증가와 함께 연비개선도 숨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고유가로 경차의 연비개선에 ‘잰걸음’을 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게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가 ‘돈이 되는’ 중·대형차 생산에 치중하고, 정부의 경차지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일간자동차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다이하쓰는 ‘소니카’ ‘무브’ 등 경차(660cc 이하)의 연비를 리터당 23km 달성한데 이어 25km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다이하쓰는 20년만에 경자동차용 주력엔진을 혁신, 신형 ‘엣세’에 장착하고 처음으로 자사가 개발한 자동무변변속기를 소니카에 탑재할 계획이다.

    다이하쓰는 이와함께 차체경량화에도 본격 나서 비용문제로 미뤄왔던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연비개선 단계에 맞춰 순차적으로 비용절감 아이템을 추가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경차 제조업체인 스즈키도 리터당 18~21.5km의 고연비를 유지하고 있다. ARTO가 21.5km, 왜건R이 19.4km, KEI웍스가 18.2km, 라팡이 18.0km의 주행연비를 자랑한다.

    이에 비해 한국의 경차(800cc 이하) 연비개선은 제자리 걸음이다. 티코, 아토즈, 비스토의 주행연비는 리터당 13~18km(4~5등급)에 불과했다. 이마저 모두 단산됐다.

    현재 유일하게 생산되고 있는 경차인 GM대우의 마티즈 공인연비는 16.6km(자동변속기 기준) 수준이다.

    일본과 한국의 경차기준이 약간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도 연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차 판매량을 비교하면 더 극명해진다.

    일본경차연합(JMV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본의 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경차비중도 35%로 높아졌다. JMVA는 올해 일본의 경차 판매가 사상 최초로 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 경승용차는 올해 1~10월 11만7924대가 팔려 지난해 동기의 12만5847대보다 6.3%가 감소했다. 전체 신차판매에서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7%에서 올해 4.2%로 낮아졌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경차가 마티즈 하나밖에 없는데다가 구형 모델이다보니 구매를 자극하지 못하고, 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메리트가 별로 없는 것이 경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10년타기운동본부는 “정부가 경차 혜택 확대를 조기에 시행하지 않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지금처럼 큰 차 위주로 모델을 출시한다면 소형차 시장을 외국업체들에 뺏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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