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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맞아?"..관리비 싸움에 문화센터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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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맞아?"..관리비 싸움에 문화센터 폐쇄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05.1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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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서울의 한 교육문화센터가 시설주와 위탁업체간 공공관리비 미납 문제로 폐쇄를 앞두고 있어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용답동에 위치한 '서울시투자기관 교육문화센터'는 수영장을 비롯해 골프, 헬스, 에어로빅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공공문화시설이다. 시민들은 한 달, 석 달, 1년 단위로 회원증을 끊어 이용해왔다.

하지만 시설주인 서울메트로 인재개발원과 위탁운영을 맡아왔던 한국체육지도자총연합회가 공공관리비 미납문제로 소송 등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계약이 만료되는 5월31일부로 잠정폐쇄될 예정이다.

1년 회원증을 끊어 수영장과 에어로빅 등을 이용해 왔던 서 모(53․서울 장안동) 씨는 지난 주 문화센터 측으로부터 폐쇄 사실을 알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 씨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라 믿고 이용해왔는데 갑자기 폐쇄해버리면 지금까지 이용해왔던 시민들은 어떡하란 말이냐"며 "시민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빨리 다른 업체를 선정하든, 메트로에서 직접 운영하든 조속히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메트로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한체연에 3년 계약을 맺고 위탁운영을 맡겼는데 지금까지 공공관리비를 단 한 번도 내지 않아 어쩔 수없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매달 5천만원의 관리비를 더는 충당할 길이 없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수영장을 비롯해 몇몇 시설을 잠시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체연이 계약해지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그래도 계속 나가지 않아 메트로에서 명도 및 부당이득금 반환청구(10억원) 소송을 진행하던 중에 한체연이 계약이 만료되는 5월31일에 나가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 와 현재 후임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체연에서 미리 나가겠다고 밝혔다면 빨리 다른 업체를 선정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했을 것"이라며 책임을 한체연에 돌렸다.

반면, 한체연 측은 "당초 사업설명회를 비롯해 계약서에도 공공관리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10여개의 공공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해 왔지만 아파트상가관리비 기준으로 이렇게 과다하게 관리비를 책정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체연 관계자는 공공관리비 미납과 관련해 "메트로 측은 처음에는 아무 얘기도 없다가 센터에 파견한 직원 인건비(40명) 등의 명목으로 월 수익의 70%에 육박하는 4천만원의 공공관리비를 일방적으로 책정해 부과했다"며 "처음부터 계약조건에 없었기 때문에 내지 않았을 뿐 전용관리비 등은 모두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계약해지 건은 1년 전부터 나왔던 문제로 법정 소송에서도 기각 판결이 나와 계약만료 시점인 5월말 나가게 된 것"이라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다른 업체가 선정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지만 메트로 측에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메트로와 한체연의 법적 공방으로 교육문화센터는 다음날부터 잠정 폐쇄가 불가피해졌다. 후임 업체가 결정될 때까지 주민들만 골탕을 먹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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