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에 거주하는 이 모 (여.35)씨는 지난 22일 오후 뜻밖의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자신을 한국몬테소리(이하 몬테소리) 상담교사라고 소개한 의문의 목소리는 상담을 요청하지도 않는 제품에 대해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 씨가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상대방은 알지도 못하는 이웃의 소개를 받았다는 둥,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는 둥의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결국 이 씨의 끈질긴 추궁 끝에 상대방은 “아드님, 가베 하시죠? 몬테소리 의정부 지점 소속입니다”라며 비로소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예전에 첫째 아이가 몬테소리 가베 교육을 받은 적이 있지만, 연락을 해온 상대방은 당시 교육을 맡았던 교사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 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이 씨는 다음날 몬테소리 고객센터에 연락해 거세게 항의를 했고, 담당자는 의정부 지점 책임자를 파악 후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의정부지점 책임자의 사과 전화를 받은 이 씨가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에 대해 묻자 “자녀를 직접 교육하는 교사 외에는 개인정보를 누구도 열람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이 씨는 앞으로 한국몬테소리 측의 상담을 받고 싶지 않다고 전했고, 이에 책임자는 “고객이 상담 신청을 위해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앞으로 상담을 위한 연락이나 방문은 없을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다.
본사와 지점 책임자에게 확답을 받고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던 이 씨가 기절초풍한 것은 바로 그날 오후였다.
또 다른 몬테소리 상담교사가 이번엔 둘째 아이 이름을 대며 집까지 찾아왔다.
불쾌감을 느낀 이 씨는 방문을 거절했고, 상담교사는 명함을 놓고 돌아갔다.
명함을 확인한 그녀는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명함의 주인공이 바로 이틀 전에 연락했던 그 의문의 상담교사였기 때문.
화가 난 이 씨는 다시 의정부지점 책임자에게 연락해 항의했지만, 의미 없는 사과로 일관할 뿐 별다른 해명도 하지 못했다.
이 씨는 “최근 정보유출 때문에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자녀 교육을 위해 믿고 맡긴 업체에서 이렇게 개인정보 관리에 무책임할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자녀를 직접 교육하는 담당 교사 외에는 열람이 안 된다는 회원 개인정보를 그 상담교사는 어떻게 자기 손바닥 보듯 자세히 알 수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몬테소리 관계자는 “고객이 폐사의 제품 구매 시 상품매매계약서의 개인신용정보 동의서에 서명했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 업무상 관계자들이 회원의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데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 또 사내 업무상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특히 상담교사 직종의 경우 퇴직자와 입사자 간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기존 고객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고객의 불편함에 대해 회사가 잘못된 대응을 한 것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실 관계를 아직 확인 중에 있지만 해당 지점의 직원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며, 추후 다시는 이런 불미스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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