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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요금 카드결제 왜 안돼?" ..수수료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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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요금 카드결제 왜 안돼?" ..수수료 놓고 갈등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06.29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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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가스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수수료 문제로 제대로 실행이 되지 않고 있다.

최근 신용카드 결제범위 확대 등을 담은 여신금융전문업법(이하 여전법) 개정과 더불어 가스요금의 카드납부가 시행되고 있지만 민간사업자와 가맹점 계약을 맺은 카드사에 한해서만 결제가 가능하거나 카드결제 시 지역도시가스 지사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스 업계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고스란히 민간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도시가스 33개 민간사업자가 각각 개별적으로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카드결제를 시행 중이다.

서울도시가스사의 경우 신한․국민카드에 한해 카드결제를 납부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의 경우 대표 7개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를 검토하는 등 카드결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결제를 하려면 직접 지역도시가스 지사를 방문해야 하고 전화나 자동화기기(ATM기), 인터넷뱅킹을 통한 납부는 불가능하다. 지사를 방문해도 카드자동납부 신청은 할 수 없다.

현금납부의 번거로움과 현금 융통 등의 경제적 문제로 카드결제를 요구했던 소비자들은 매달 카드로 가스요금을 결제하려면 도시가스사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가스요금 카드납부는 이번 여전법 개정과는 무관한 것으로 지난해 6월 카드결제 민원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반영해 도시가스 사업자들의 의지에 따라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한적 카드결제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들은 카드로 가스요금을 결제하면 편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실상 카드결제가 늘어나면 수수료 발생이 증가해 사업자 부담은 가중되고 결국엔 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민간사업자들이 가스판매로 벌어들이는 순이익은 3%로 이 중 카드 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1.5%에 육박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카드사용을 막기 위해 직접 방문결제만 허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시가스협회 측에 따르면 가령, 가스요금이 100원이라고 할 때 이중 90%가 원료비이며 7%는 배관설치비 등으로 사용된다. 3%만이 순매출액인데 카드 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1.5%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도시가스사들의 연간 순이익 규모는 3천400억원으로 전 국민들이 카드결제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업자들은 1천500억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시가스협회 측은 카드결제가 확대될 경우 민간사업자들의 손실과 경영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요금인상에 반영돼야 하지만 실상 공공요금이라는 이유로 국가적으로 이를 막기 때문에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카드업계 역시 카드 수수료 마지노선을 2%로 보고 자신들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1.5%만 받고 있다고 맞서고 있어 수수료 문제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법이 개정돼 법적 효력이 있으니까 도시가스사에서도 안하자니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하자니 수수료 부담이 있으니까 일부 카드사들만 허용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가스요금에 대한 카드결제는 허용됐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늘었을 뿐 실상 달라진 부분이 없어 불편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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