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크기가 큰 사람은 치매에 걸려도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 공과대학의 로버트 페르네츠키(Robert Perneczky) 박사는 머리 크기가 큰 사람은 노인성 치매에 걸려도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진행속도도 느리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인터넷판 등이 12일 보도했다.
페르네츠키 박사는 노인성 치매 환자 270명을 대상으로 머리둘레를 재고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을 통해 죽은 뇌세포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측정하는 한편 기억력 등 인지기능 테스트를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머리둘레가 큰 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현저히 높고 죽은 뇌세포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치매의 진행속도도 느렸다.
이는 뇌 손상을 보상하는 능력인 뇌의 예비능력(brain reserve)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페르네츠키 박사는 말했다.
머리가 크면 뇌의 예비능력도 그만큼 크고 뇌의 예비능력이 크면 치매와 같은 질병으로 인한 뇌세포 손실에 대한 대응력도 크다는 것이다.
페르네츠키 박사는 뇌의 크기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지만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성장기에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뇌의 성장이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뇌의 크기는 6세가 되면 93% 완성되기 때문에 6세 이전이 뇌 발달에 중요한 시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7월13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