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유럽종양학연구소 면역치료실의 마리아 레시뇨(Maria Rescigno) 박사는 살모넬라균을 종양에 주입하면 면역체계가 종양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 인터넷판 등이 11일 보도했다.
암세포는 아주 초기단계에서는 면역체계의 순찰대 격인 수지상세포(dentritic cell)에 발각돼 공격당하지만 일단 암세포가 확산되면 면역체계의 눈에 띄지 않아 무한증식 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종양에 살모넬라균을 주입하면 면역체계에 "경고신호"가 되는 암세포의 특정단백질이 증가하면서 면역체계의 눈에 다시 띄게 된다고 레시노 박사는 밝혔다.
암세포는 초기에는 표면단백질인 코넥신 43(connexin 43)이 많이 만들어져 수지상세포에 인식되지만 암세포가 증식하면 이 단백질이 크게 줄어들면서 면역세포의 눈에 띄지 않게 되는데 이 때 감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안전하게 만든 살모넬라균을 종양에 주입하면 이 단백질이 다시 증가하게 된다고 레시노 박사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쥐의 피부에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을 유발시킨 다음 종양에 살모넬라균을 투입하자 면역체계가 순식간에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암세포가 다른 신체부위로 전이되는 것까지 차단해 살모넬라균이 백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다른 실험을 통해 살모넬라균으로 처리된 수지상세포를 건강한 쥐에 주입하고 흑색종을 유발시키려고 시도했지만 종양이 형성되지 않았다.
레시노 박사는 내년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방법을 실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임상시험에서는 종양에 살모넬라균을 직접 주입하는 대신 환자의 수지상세포를 채취해 살모넬라균으로 처리한 뒤 다시 환자에 주입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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