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먹다가 남는 약을 쓰레기로 버리거나 집에 계속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시민단체인 자원순환시민연대는 전국의 성인남녀 621명을 대상으로 폐의약품 처리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구입한 의약품을 전부 복용한다는 응답자는 44.6%에 머물렀다고 26일 밝혔다.
나머지 사람들은 병세가 호전되거나, 약이 과도하게 많다는 이유로 약을 남겨놓는다고 답했다.
남은 의약품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약국에 가져다준다'는 응답은 15.5%에 불과했고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경우가 54.8%, 계속 집에 보관하는 경우가 8.4%, 재활용품 수거함에 버리는 경우가 1.8% 등이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수도권과 광역시의 1만6천452개 약국으로부터 62t의 의약품을 수거해 폐기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실제 쓰지 않고 남는 의약품이 6배인 360t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폐의약품을 약국에 가져간 적이 있는 응답자도 16.9%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의 연간 의약품 구입 횟수는 4차례 이내가 34.1%로 가장 많았으나 10∼14차례 26.9%, 15차례 이상 13.5%로 10차례 이상 약을 구입하는 경우가 40.4%에 달했다.
우리나라 의약품비 지출은 국민의료비의 27%인 연간 15조9천억원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의약품이 하수도에 버려지거나 생활쓰레기로 배출될 경우 항생물질 등이 하천이나 토양 등에 잔류하게 되고 장기 노출되면 생태계 교란과 함께 어패류, 식수 등을 통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08년 4월부터 약국을 통한 폐의약품 회수 시범사업을 시작해 작년말까지 모두 72t가량의 폐의약품을 회수해 폐기했다.
자원순환시민연대는 "약국의 폐의약품 수거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가 54.8%에 불과했다"며 "적극적인 의약품 분리배출을 통해 하천오염과 환경오염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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