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9월1일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비록 10주년 기념식은 사회적인 분위기를 감안해 이날 오전 돌연 취소됐지만 현대차그룹이 지난 10년 간 걸어온 눈부신 발자취를 되새겨 보게 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000년 5월 모기업이던 현대그룹과 결별한 후 그해 9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대차와 기아차 두 회사의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승인받아 지금의 현대차그룹으로 재탄생했다.
이후 10년간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현장경영, 품질경영 모토아래 성장을 지속해왔다.
정 회장은 매년 수차례씩 해외법인을 방문해 생산과 판매, 품질 유지 현황을 점검하는 '글로벌 현장경영'을 게을리 하지 않는 가운데 현지 전략 차종을 개발해 적기에 공급하는 해외 시장 전략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이에 현대차는 작금 폭스바겐그룹, 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전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빅3을 넘볼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공헌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재계 4위서 2위로 발돋움 10년 전 계열 분리 당시 현대차는 계열사 16개에 자산규모 36조1천360억원으로 재계 4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계열사가 42개로 늘었으며 자산규모도 100조7천억원에 이르러, 삼성에 이은 재계 2위로 올라섰다.
작년 매출만도 140조원에 달한다. 올해는 이보다 20조원 늘어난 160조원의 매출이 예상될 정도로 성장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순이익은 1조2천32억원에서 8조4천290억원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동차 판매대수도 2배 이상 늘어났다. 2000년 전 세계에서 200만대를 겨우 팔았지만 2009년에는 464만대를 팔아치웠다.
현대차는 이를 올해 540만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8.3%를 점유하게 됨을 뜻한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중 1대꼴이 현대기아차의 엠블럼을 달고 있다는 소리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 세계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는 확 바뀌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존재를 알린 차는 포니. 1976년 첫 수출이 이뤄졌다. 당시만 해도 싸구려 차만을 판매하는 회사로 이미지가 형성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프리미엄 대형차들이 세계시장에서 판매가 불티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 대박을 기록한 영화 인셉션에도 주인공이 타는 자동차로 현대차 제네시스가 등장해 포스를 뽐낼 정도가 됐다.
세계 유일의 원스톱 자동차 종합그룹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유일한 원스톱 자동차 종합그룹이다.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철판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생산해, 현대모비스나 위아 등의 부품사가 제조한다. 완성차는 현대엠코가 지은 공장에서 만들어지며, 글로비스가 운반한 차량을 현대캐피탈에서 판매에 나선다.
당초 이날 10주년 기념식에서는 정몽구 회장 등 현대차를 비롯한 42개 전 계열사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출범 10주년을 기념할 계획이었다. 또 향후 10년에 대한 비전도 밝힐 예정이었다.
지나간 10년이 정몽구 회장의 족적이었다면 조만간 공개될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정의선 부회장에게 아무래도 무게가 놓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래 친환경 경영을 화두로 '글로벌 톱'의 궁극적인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친환경 전략이 정 부회장의 주도하에 차근차근 진행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현대차는 이번 추석 국내 최초 풀스피드 순수 전기차인 i20의 시승행사를 개최하며 친환경차의 서막을 연다.
정 부회장의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클린디젤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어떻게 주도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