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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중근 부동의 소신(消腎), 보여주고 싶었다”, 연출 김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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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중근 부동의 소신(消腎), 보여주고 싶었다”, 연출 김지욱
콘서트뮤지컬 ‘장부가’, 안중근의 격동기 풍자, 감각적으로 전해…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9.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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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중 콘서트뮤지컬은 ‘콘서트’가 붙어 더욱 신나고 즐겁기만 하면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공연이 있다. 역사인물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담아낸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다. ‘장부가’는 안중근의 일대기보다 그의 심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신나게 열정적으로 뛰노는 콘서트장 분위기 대신 록과 정통클래식이 조합된 몽환적인 선율로 감성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음악을 비롯, 관객이 마주보는 횡단무대 등에서 기존과 다른 차원의 영역을 시도한 ‘장부가’. 그 뒤에는 연출가 김지욱이 있다. 김지욱 연출은 현 서울예대 출강을 겸하고 있다. 그는 뉴욕시립대 음악학사와 사라 로렌스대학 연출실기 석사를 수료하고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캬바레’, ‘피핀’, ‘캣츠’ 등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프로듀서스’, ‘캬바레’, ‘코러스라인’ 등의 연출을 맡기도 했다.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의 연출 김지욱을 만났다.

 

콘서트뮤지컬 ‘장부가’에서 특징적인 것은 횡단무대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원형무대에서 파생된 것이 횡단무대다. 관객과의 호흡을 극대화한다는 이점이 있다. 관객들은 아 작품에서 군중이 되어 함께 호흡한다.” 그는 앞뒤로 좁은 무대 때문에 라이브밴드가 무대 안쪽으로 배치된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음악은 “관객과의 원활한 호흡을 가장 중점에 두고 만들었다”며 음악과 무대, 관객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콘서트뮤지컬 ‘장부가’의 무대는 객석과 가까워 배우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것이 약간의 부담도 됐을 것. “더 재밌다. 8년 동안의 미국유학에서 독특한 무대를 많이 접했다. 그때 나름대로 배운 것이 많다. 기존 사진틀 형식의 무대는 오히려 답답한 느낌이다.” 김지욱 연출은 감성을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선 입체감 있는 횡단형식의 무대가 유리함을 언급했다. 무대가 배우들에게는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앞모습 뿐 만 아니라, 뒷모습까지 주문하니 처음에는 어색해했다. 지금은 무대에서 살아있는 것 같다며 흡족해한다”고 전했다.

 

역사적 인물을 그리는 작품인 만큼 캐스팅은 더욱 신중했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출강하며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좋은 배우감은 금방 알 수 있다. ‘장부가’의 배우들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여러모로 별 문제 없이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중근 역 캐스팅에는 20대 후반의 눈빛이 살아있는 탈북자가 영감이 됐다고 밝혔다. “그처럼 확고하고 포괄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보기 힘들다. 안중근 역시 자서전에서 스스로를 번개입이라고 자칭할 정도로 논리정연하게 발언했던 사람이다. 이에 눈빛이 강하고 날렵한 이미지와 남성미가 풍기는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한편 안중근의 아들로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 없었던 안중생 역에 대해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스타일로 편곡된 곡을 직접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마침 적임자가 나타나 캐스팅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작품에서 안중생은 굵직하면서도 고요하고 어눌하다. 반면 바이올린을 켤 때의 힘 있는 연주는 단연 돋보인다.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는 안중근의 격동기를 그린 작품으로 여자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여자는 조마리아와 김아려 뿐이다. 이 작품은 문헌에도 없는 이들을 새로운 캐릭터로 창출했다. 김지욱 연출은 “여자의 등장으로 작품 전체에 굴곡을 줬다”며 “개인적으로 남성합창을 좋아한다. 남성합창은 강할 때는 강하고 부드러움과 섬세함도 짙다”고 전했다.
 
안중근 의사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뮤지컬 ‘영웅’, 연극 ‘나는 너다’ 등의 작품들이 개막돼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극 ‘장부가’에서 김지욱 연출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얼까. “사람은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이지만 일단 선택 후엔 후회가 없어야 한다. 이것은 삶의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다. 요즘은 이러한 믿음과 확고함을 잘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소신있게 살아가는 안중근이 있습니다. 어떻게 느끼십니까?’라고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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