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2007년 첫 선을 보인 후, 올해 연극열전3 여덟 번째 작품으로 선정돼 4년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결혼 3년차의 젊은 두 부부의 이야기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며 관객들의 큰 공감을 자아낸다. 어느 날 부인이 임신하게 되면서 적은 월급으로 아직 아기를 키울 수 없다는 남편과 가진 아기를 지울 수 없는 아내가 갈등을 겪에 된다. 연출가 류주연이 이 작품에서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작품 메시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세요. 때로는 관객들이 ‘아기를 낳지 말자는 이야기냐’, ‘결혼하기 싫어진다’는 이야기들까지 하시죠. 연극의 주제가 ‘결혼하지말자’, ‘아기 낳지 말자’ 이런 극단적인 이야기는 아니에요. 막연히 결혼하고 임신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인식하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연극에 담아냈어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을 까요. 요즘 사람들이 생각과 현실을 외면하기보다 제대로 인식하면서 결혼과 육아를 했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은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의 ‘오버외스터라이히’를 원작으로 했다. 연출가 류주연은 이번 작품의 연출 뿐 아니라 번안까지 도맡아했다. 그녀는 독일 작품을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번안 하는데 중점을 뒀다. 독특한 작품 제목 역시 원작에 충실한 그녀의 흔적이다.
“원작의 제목인 ‘오버외스터라이히’가 독일의 시골 작은 마을이죠. 그것을 참고해서 우리 사람들에게 귀에 익지 않은 지역이 어딜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남자 주인공이 ‘경남 창녕군 길곡면 같은 곳 어떨까요’라고 말해서 결정됐어요. 알고 봤더니 남자주인공의 실제 고향이더라구요.”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4년째 이주원, 김선영 두 배우만이 공연을 해왔다. 연출가 류주연에게 두 배우는 특별하다. “배우들이 늘 연기로 연출의도를 완벽히 소화해 내요. 연기가 훌륭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훨씬 쉽죠. 다른 배우들로 B팀을 만들어 연극을 오래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씀들을 하시면 공감도 돼요. 하지만 저는 다른 배우들이 이 작품을 공연 한다는 것이 상상이 안돼요.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이 배우들이 가장 적합해요”
그녀는 연극 ‘기묘여행’을 시작으로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까지 공연되는 작품마다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연출력이 좋은 연출가보다는 좋은 작품만 하는 연출가가 되기를 원한다. “좋은 작품은 누가 봐도 좋다고 느낄 수 있어요.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있는 작품은 좋은 작품의 특징이죠. 좋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출가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오는 9월 1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글_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