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포스트 라응찬'과 관련해선 외부 영입설도 파다하지만 라 회장 입장에선 자신과 호흡이 잘 맞는 전직 신한지주 부회장 또는 사장 출신중 한명을 대리인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관료출신이나 교수출신이 포스트 라응찬 자리에 오르는 것 보다 과거 라 회장을 보필했던 사람중 한 사람을 차기 회장이나 부회장 자리에 앉혀 조직 추스르기에 나설 경우 라 회장 자신에게도 위안이 되고 신한금융그룹 입장에서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수장자리에 올라야 흐트러진 전열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그것이다.
이런가운데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이인호 전 신한금융그룹 부회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의 면면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균, 이인호씨 재발탁 될 수 있을까?
홍성균 전 부회장은 충남논산 출신으로 경동고와 동국대(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30년 가까이 '신한맨'으로 지내왔다. 1991년 신한은행 동경지점장을 거쳐 신한은행 상무,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사장, 신한카드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홍 전 부회장은 신한그룹 내부사정에 밝고 포용력과 업무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라 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 주주들과의 관계도 친밀해 조직화합을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이인호 고문은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연세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신한은행 개설준비위원으로 출발해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 명동지점장, 영업부장 등 영업현장을 두루 거쳤다.
이후 1999년 신한은행장(7, 8대)을 지낸데 이어 신한금융지주 사장, 신한금융지주 부회장, 신한카드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신한은행 고문과 삼성전자(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 전 부회장 역시 특정파벌에 가담한 전례가 없어 내분수습을 잘 할 적임자중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최영휘 전 사장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경기고와 성균관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후 1982년 신한은행으로 옮겨 한남동 지점장,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등을 지냈다. 신한은행 상무이사,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했다.
최 전 사장은 경영능력과 리더십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 사태 장기화시 경영공백, 관치 우려
특히 현재 신한금융 내분사태가 라응찬 회장(경북 상주)이 이끄는 영남계와 신상훈 사장(전북 옥구)의 호남계간 갈등으로 비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성균 전 부회장과 이인호 고문, 최영휘 전 사장은 모두 충청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룹 내의 지역갈등 해소에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그룹 내에서는 라 회장이 중도퇴진시 차기 신한지주 회장과 사장은 물론 신한은행장 역시 내부출신 인사가 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그룹 내 분열과 대외적 이미지 손실 등 큰 상처를 입었다. 이를 빨리 수습하고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내부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게 많은 신한그룹 직원들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의 희망대로 내부인사로 채워질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번 신한사태를 계기로 눈에 가시처럼 여겼던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개선과 인사쇄신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신한사태 관계자는 다 책임져야 한다"며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작년, 재작년에는 사외이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경영문제를 공론화해 해야 할 것 같다"며 개입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또한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라 회장과 신한금융 사태 문제가 집중 거론된 점과 금감원의 라 회장 중징계 방침, 향후 검찰 수사 결과, 올해 말 진행되는 신한은행 정기검사 등의 결과에 따라 신한지주 사태해결에 어떤 변수가 새로 생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금융계 일각에선 신한금융지주와 이해 관계가 없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외부인사가 와서 신한금융그룹의 조직을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내부출신인사가 중용될지 외부출신 인사가 중용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게 금융계 일각의 시각이다.
여기에다 1인의 최고경영자가 장기집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외부인사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계는 신한지주가 외부출신이든 내부출신이든 신속한 후계인선 작업 등을 통해 경영공백을 막고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 것만이 최악의 상황을 막는 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