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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실질금리 18개월만에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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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실질금리 18개월만에 '마이너스'
  • 김문수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10.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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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의 실질금리가 1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은행예금에 이어 채권마저 '마이너스' 실질금리로 전락함에 따라 확정금리 상품에서는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금리를 대표하는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실질금리는 8월 연 1.13%에서 9월 -0.12%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월 기준으로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였고 3년 물 국고채 금리는 연 3.48%(월평균)였다.

3년 물 국고채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명목금리가 연 3.48%라는 것으로,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제로는 손실이 난다는 뜻이다.

3년 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졌던 지난해 3월 -0.21% 이후 18개월 만이다. 국내외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타면서 실질금리는 작년 7월 2.49%까지 높아졌고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줄곧 1%대에 머물렀다.

3년 물 채권금리 통계가 집계된 1995년 이후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중반(7~10월)과 지난해 초에 이어 세 번째다.

토러스투자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2004년이나 지난해 초와 달리 정책당국이 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채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단기물인 1년 만기 국채의 실질금리도 0%대에 머물며 가까스로 '플러스'를 지켜오다 지난달 -0.6%로 떨어졌다. 굳이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제하지 않더라도 주요 채권의 실질적인 기대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셈이다.

중장기물에 해당하는 5년 만기 국채도 실질금리가 8월 1.67%에서 9월 0.31%로 급락하면서 `마이너스'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자소득세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이런 추세는 10월 들어 더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석 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3년 물 국채금리는 3.08%로 폭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15일에는 3.05%로 더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대 하락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5년 물 금리도 3.45%로 급락하면서 지난달의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예금뿐 아니라 채권에서도 기대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구조적으로 확정금리 상품에서는 자산을 늘리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예금 금리는 이미 마이너스권에 맴돌고 있다. 10월에도 채권 금리가 급락했기에 예금 금리는 더 내릴 전망이다.

공동락 연구원은 "예금금리는 채권 등 시장금리에 의해 결정되는데, 요즘은 반영되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며 "이런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자산시장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디케이터(지표)"라고 지적했다.

이미 부동자금은 위험수위에 오른 상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645조원으로, 2009년 8월 이후 600조원대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535조8천억원과 비교하면 약 110조원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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