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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외풍에 흔들흔들..정치적 독립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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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외풍에 흔들흔들..정치적 독립 산넘어 산
  • 금융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10.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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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금융팀] 금융권의 경찰 역할을 해야 할 금융감독원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낙하산 인사를 통해 임명됐거나 정치권의 비호를 받고 있는 일부 금융기관장의 경우 감독기관 머리 위에서 각종 위세를 과시하는 사례까지 등장. 감독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적인 위상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원장 김종창)이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의 실명제 위반 사실을 미리 알고도 묵인해 준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감독기관의 신뢰도 하락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또한 지난 9월초 신한은행(행장 이백순)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할 때도 금감원과 사전 조율 절차 없이 진행되는 등 감독원이 시장에서 일어나는 중대 상황을 사전에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고소사건 발표 당일 오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국민은행과 강정원 전 행장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금감원은 심한 외풍에 시달려야 했다.


금감원의 검사일지가 외부로 유출되는가 하면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금감원을 향해 보복조사의혹을 제기하고 일부 야당에서는 일개 금융기관 검사를 놓고 국정조사 운운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금감원은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이했었다. 이를 두고 당시 감독원은 "일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금융회사가 언론과 정치권을 동원해감독원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당시 금감원 직원들은 "감독 중립성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긴급성명까지 내고서야 가까스로 해당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감독권을 뒤흔드는 사례는 이 뿐아니다.


최근들어서는 특정 금융그룹 회장이 잦은 말실수를 해 가며 감독기관의 자존심까지 건드리자 감독기관이 발끈하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아울러 특정 금융기관 검사가 끝나고 난 뒤 위법 탈법 행위를 한 해당금융기관 임원들을 징계할 때마다 온갖 외압이 가해지고 있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예컨대 한 보험사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중징계 대상에 포함되자 자신의 징계수위를 낮춰주는 대신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금융회사에 기관 중징계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한 전직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낙하산 인사가 판을치다보니 일부 금융관장의 경우 모든 문제를 정치권과 직거래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엄중한 감독과 사후 조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현직 관계자도 "일부 금융그룹의 경우 지주사 회장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믿고 감독기관을 가벼이 여기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금융지주사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바른 금융감독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감독기관 임직원 스스로 공정성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감독기관 스스로 정치적 외압에 무기력하게 대응해 온 것도 외풍을 자초한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감독기관의 임원을 뽑을 때는 정치적 중립성이 확고한 사람중에서 선발해야 한다"며 "특히 정권과 가까운 인물을 감독기관의 수장이나 임원으로 앉혀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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