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주필]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소비자의 민원을 받아 해결을 중재하고 민원이 반복되는 사안에대해서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기사화함으로써 여론을 선도한다.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소비자의 민원에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모르쇠’로 대응하는기업들을 상대하는 경우다.
소비자의 억울한 피해도 ‘나몰라라’하고 해결이 안돼 기사가 나가도 묵묵부답이다. 소비자의 목소리쯤 서당개 짖는 정도로 아는 기업이 몇 몇있다.
이럴때 기자들은 소비자들에게 할말이 없다. ‘기사까지 써서 여론의 압력을 높였는데도 업체측이 이렇게 배짱을 부리니 억울하시면 개인적으로 소송을 하셔야 할 것같습니다’ 하고 그저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요즘 같은 고객만족 경영 시대에 그런 회사가 많지는 않으나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기자들이 유독 괴로워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티브로드다.
티브로드의 소비자 민원 건수는 다른 케이블TV 회사들을 압도한다.
2위인 CJ헬로비젼이나 씨앤엠에 비해 10배 가까이 많다.
이같은 민원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티브로드라는 검색어를 치면 포털 곳곳에 악덕기업이니 안티 티브로드니 하는 소비자들의 비명이 끓고 있다.
다른 케이블 방송사엔 없는 안티안양 (cafe.daum.net/antiyangtv) 안티 티브로드 전주방송(cafe.daum.net/anticnctv) 안티 한빛방송(cafe.daum.net/01080065) 강서방송 집단소송을 위한 모임(cafe.naver.com/antigstv)등 다수의 안티카페들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제기되는 케이블TV민원도 티브로드가 단연 1등이다.
이뿐이랴? 해결률도 거의 바닥이다. 민원엔 그저 귀막고 눈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경영철학이라도 있는건지?
소비자들의 끓어 넘치는 불만을 감당하지 못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지난 2008년 티브로드를 아예 ‘소비자 불만 챔피언’으로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는 기업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자신만만 배짱을 부리는 ‘뒷배’가 무엇일지 항상 궁금했다.
이런 궁금증이 이번에는 시원하게 풀릴까?
티브로드의 모 기업인 태광그룹이 엄청난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 로비를 벌인 의혹으로 대대적인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쌍용화재 인수, 큐릭스 인수 특혜등이 비자금 로비의 댓가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작년 티브로드가 큐릭스를 인수할 당시 청와대 담당 인사에대한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면서 업계에선 모두 합병이 물건너 갔다는 관측을 내놨다. 성섭대와 특혜 시비,민원 다발 기업이니 그럴 거라 필자도 공감했다. 그러나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 엄청난 사회적 물의도 덮을 만큼, 특혜 시비도 눈감을 만큼, 소비자 민원도 무시할만큼 태광그룹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집단이 있다는 의심밖에 들지 않았다.
결국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는 또 한번 집단적인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결과밖에 내지 못했다.
티브로드의 ‘고객 불만족’ 영업행태가 큐릭스에도 그대로 적용된 탓이다.
신규 아파트에 입주하는 소비자들과 싼값으로 단체 계약을 한뒤 약정기간이 지나면 요금을 큰 폭으로 올리고 이를 항의하면 케이블을 끊겠다고 협박한다.
채널을 갑자기 고급형 패키지로 옮겨 놓고 요금을 인상한다.
해지를 하려면 이핑계 저핑게로 지연하면서 요금을 꼬박꼬박 따먹는다.
티브로드의 비정상적인 영업행태는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을 지경이다.
결국 서민들의 돈을 거의 강탈하다시피 털어서 비자금으로 조성한 뒤 ‘높으신 윗분들’ 로비자금으로 털어 넣었다는 결론이다.
이번에야 말로 검찰이 태광그룹의 ‘못된 버릇’을 제대로 고쳐 주도록 당부한다.
또 티브로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와 고객을 위하는 ‘정도경영’기업으로 거듭나는 전화 위복의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