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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외환 인수 눈앞..우리금융은 KB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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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외환 인수 눈앞..우리금융은 KB로?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11.16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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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와의 합병을 추진해왔던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차선책으로 여겨졌던 외환은행(행장 래리 클레인)인수로 전략을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하나지주에 지분을 매각키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측이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를 하면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측도 이같은 보도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특히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음 주 중에 외환은행 인수 여부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인수 추진 사실을 시인했다.

하나지주는 그간 우리지주와 외환은행에 대한 인수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우리지주 인수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던 하나지주가 돌연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계는 '예상치 못한 허를 찌른 선택'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자금 여력이나 특혜시비 등 부담이 큰 우리지주 보다는 내실있는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한 것은 탁월한 전략이었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또한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이탈 영향도 외환은행 인수로 전략을 바꾸는데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론스타 역시 호주 ANZ(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은행 측과의 매각가격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하나지주에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대한 정부 의지가 확고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금융 인수를 계속 추진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릴 뿐더러 우리지주 인수추진을 둘러싼 특혜시비까지 겹칠 가능성이 커지다 보니 하나지주가 우리금융 대신 외환은행인수쪽으로 눈을 돌린것 같다"고 밝혔다.

 

하나지주 관계자도 "외환은행의 경우 인수자금 등의 부담이 덜하고 부실도 적어 실속이 있는데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 300조원대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어 이 은행 인수작업을 본격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 200조원의 하나지주가 외환은행(116조2천억원)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 316조원대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게 된다. 우리금융(332조3천억원)과 KB금융(329조7천억원)에 이어 3위권에 오르며 신한금융(310조원)을 앞서게 된다.

현재, 하나지주가 론스타 측에 구체적으로 얼마의 인수가를 제시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외환은행 주가에 약간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4조2천억원+10%의 경영프리미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나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선택하면서 사실상 '우리지주와의 합병'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는 안개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지주는 자사주 매입과 외국계 기관 및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독자민영화를 추진해 왔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금융은 일단 광주, 경남은행을 서둘러 분리매각한 뒤 우리금융지주의 정부지분을 상당규모 매각해 정부와 맺은 MOU(경영개선협약)를 해소하고 자유로은 독자경영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은 이제 이팔성 회장이 주도하는 독자 민영화작업만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금융 자체 민영화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향후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 또는 산은지주(회장 민유성) 등이 우리금융 인수추진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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