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우리금융대신 외환은행 인수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와 경남은행(행장 문동성) 및 광주은행(행장 송기진)의 매각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외국계 자금의 도움 없이는 이들 은행의 매각도 어려울 전망이어서 향후 외국계 기관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지도 관심거리다.
이런가운데 외국계 기관들이 서울의 대형 시중은행 보다는 지방은행 인수에 동참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경남, 광주은행 매각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우리지주 등 대형 금융기관 매각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인수관련 금융사들은 부족한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계 투자자 및 기관투자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계 기관투자자들 역시 '우리금융 민영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우리지주와 같은 대형 금융사보다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인수참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대형금융사 인수에 합류할 경우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방은행 인수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게 외국계 기관들의 공통된 움직임이다.
일례로 독자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은 최근 HSBC, 모건스탠리 등 세계 초대형 금융기관과 알리안츠, KKR 등 글로벌 펀드회사에 투자제의를 하고 중동계 자금은 물론 BBVA 등 스페인계 은행 등에까지 투자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외국계 자금 유치작업은 초기협상단계에 머물고 있을 뿐 아직까지 이렇다할 투자 의향을 이끌어 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지주 역시 당초 우리금융그룹 인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1대주주였던 테마섹이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빠지면서 우리지주보다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볍고 부실이 적으며 실속이 있는 외환은행 인수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분리매각을 앞둔 경남은행(행장 문동성)과 광주은행(행장 송기진)의 경우 외국계 기관 또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히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경남은행(행장 문동성)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부산은행은 지방은행 최초로 홀딩스(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목표로 2조~3조원을 투입해 경남은행 지배지분 51%를 인수하고 나머지 49%는 프랑스계 은행 등 외국계 기관을 포함한 8~9개 기관의 동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인수 작업을 추진, 준비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역시 경남․광주은행의 민영화 참여에 대비해 USB &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 인수자문단 구성을 끝내고 자금조달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내년 1월쯤 주주총회를 통해 금융지주사 설립 본인가를 신청, 최종 승인을 거쳐 'DGB금융지주'(가칭)를 내년 3월쯤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광주은행인수와 관련해서도 전북은행(행장 김한)과 광주지역 상공인간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계 대형은행인 공상은행이 인수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은 협상 초기단계라 공상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금융계는 중국계 은행이 국내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데 대해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사장 이승우)는 지난달 30일,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발행주식 56.97%와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 발행주식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예보는 오는 26일 오후 5시까지 입찰참가의향서를 접수, 예비입찰을 거쳐 올해 말까지 최종입찰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