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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우건설 엇갈린 새주인 맞기,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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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우건설 엇갈린 새주인 맞기, 경쟁 가열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11.23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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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건설사로 양대산맥을 이뤘던 현대건설(사장 김중겸)과 대우건설(사장 서종욱)이 최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맞을 예정이어서 향후 건설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벌에 팔렸던 대우건설이 채권단의 품에 다시 돌아오고 채권단의 품에 있던 현대건설은 다시 재벌 그룹에 팔리는 정반대의 행로를 걷게 되면서 누가 경쟁에 더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될지도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경우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채권단 측과 매각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인수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1월이나 2월 쯤 새 주인찾기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시비가 있으나 이 문제로 현대그룹이 설사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곧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어서 채권단 관리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을 맞는 것은 시간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 방식으로 올해 안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새 주인을 맞을 날이 멀지 않게 됐다.

어쨌든 현대건설은 채권단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의 품으로 들어가는 중이고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라는 옛 주인의 품을 떠나 채권단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점에서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것이 향후 국내 건설 양대산맥인 이 두회사의 운명을 어떻게 갈라놓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이 건설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다가 1998년 외환위기이후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는사이 대우건설이 업계 1위를 독주하다가 다시 대우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들어가 경영권 위기를 겪자 최근에는 또다시 현대건설이 업계 1위를 차지하면서 두 회사간 경쟁구도가 업치락뒤치락 하는 양상을 보여왔던 것.  

이런 가운데 내년 2월을 기점으로 두 건설사의 주인 바꾸기 작업이 끝나면 또다시 현대와 대우건설은  건설업계 최강자 자리를 놓고 자존심을 건 '빅매치'를 벌일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사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모두 채권단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경험한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우 경영부실과 과도한 차입문제 등으로 두 번이나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두 건설사의 최근 행보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9년 만에 현대家(가)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반면, 대우건설은 대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거쳐 또 다시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 회사는 정반대의 행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2000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를 맞은 데 이어 이듬해인 2001년 자금 유동성 위기와 재무구조 악화를 사유로 외환은행 등 채권단의 집중관리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006년 4월 1조4천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1조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 경영정상화 노력에 힘입어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현대건설은 이어 대우건설 M&A건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 등 미국발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4년간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다 올해 9월 주식매각이 진행돼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인 끝에 인수가격 등에서 우위를 보인 현대그룹이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물론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내역 일부에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현대그룹이 최종 인수에 성공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1999년 8월 '대우사태'로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3년 경영정상화를 이룬 후 2006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에 인수됐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2008년 대한통운 등 부실 대기업을 대규모 차입을 통해 무리하게 인수한 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주요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산업은행이 PEF를 구성해 단독으로 대우건설 인수에 나서 연말에는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대우증권이 워크아웃 등의 수모를 겪었지만 두 건설사 모두 브랜드 고유 가치가 높고 조직기반이 탄탄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현대건설은 건설업계에선 드물게 미분양 물량이 적고 해외수주도 크게 늘어 명실상부 업계 최우량주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현대그룹이 5조5천100억원이란 고액의 인수가를 써내면서 향후 현대건설 인수자금 조달 여부 등이 변수로 남아있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가 인수하기 전까지 우량기업으로서 업계 1,2위를 달린 바 있다. 그러다가 금호그룹 품에 들어가 오히려 경쟁력이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 금융과 건설의 융합을 통해 사회기반시설, 발전설비, 항만 등 해외 프로젝트 사업 추진을 통한 역량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이 새 주인을 맞고서도 계속 업계 1위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산은의 품안에 들어가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대우건설이 업계 1위를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 건설시장은 지금 두회사의 변화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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