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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소주'의 희생양은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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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소주'의 희생양은 소비자
알콜도수 낮아져 술 소비량 증가..가격 안내려 매상도 짭짤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0.12.01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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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술 재벌인 박문덕 하이트그룹 회장<왼쪽>이 주력 계열사인 진로 윤종웅 사장<오른쪽>에게 특명을 내렸다.알코올 함량 15도 초저도수 소주로 노화된 소주시장에 '회춘'바람을 일으키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맥주를 제조.판매하는 하이트맥주의 이장규 부회장에게는 맹추격을 해 오는 오비맥주를 따돌리라고 채근을 하는 한편 윤 사장에게는 소주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겨울철을 맞아 저도 소주 바람을 일으키라며 채찍질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참이슬'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단행한 소주 유통재고 조절이 마무리 되는대로 신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에앞서 지난 24일부터 일부 신문을 통해  12월6일 신제품 소주 출시를 알리는 티저광고를 진행했다.

소주시장은 날이 갈수록 수요가 정체되는 '노화시장'이다. 진로의 이번 3분기 실적을 보더라도 소주시장은 오히려 뒷걸음질까지 쳤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막걸리 돌풍 때문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위스키 등 양주시장도 양적인 팽창이 이루어지지 않는 만큼 주류업계 전반적으로 정체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난세를 극복하기 위해 박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소주 마지노선으로 불린 16도 벽을 과감히 깬 것이다. 저도수 소주를 마시게 되면 1병 주량의 소비자는 주량을 2병으로, 2병 주량의 소비자는 3병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정체된 소주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주업체들은 저도 소주를 내놓을 때 마다 알콜 도수는 낮추고 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는다.일반 소주는 타피오카등 값싼 수입원료로 만든 주정에 물을 타 빚는 희석식 소주다. 가격을 낮추면 주정 소요량도 감소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 효과가 생긴다.


소비자들이 알콜도수 25짜리 정통 소주를 마실 때는 한잔을 3-4차례 나눠 마신다. 마실 때 마다 '캬~'소리를 낼 정도로 독하다. 그러나 저도수 소주는 한잔씩 통째로 입에 탁탁 털어 넣는다.


25도짜리 반병 마시던 사람이 한병, 한병 마시던 사람은 두 병을 마신다. 결국 알콜 섭취량은 엄청나게 증가하고 술값도 두배이상으로 늘어나게된다.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쪽은 술회사다. 원가절감과 판매증가등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술집 주인들도 이익을 보게 된다. 소주 뿐 아니라 안주 매상까지 늘릴 수 있다. '루저'(Loser)는 소비자다.


박 회장은 내년부터 진로의 영업망 통합을 기점으로 저도 소주를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 시장에서 대대적인 판촉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경쟁자들이 출시해 온 저도 소주를 '물 소주'로 폄하해 오다가 기존 제품 보다 더 순한 소주를 팔기 위해 발벗고 나선 셈이다.         

◆ 진로, 12월6일 저도수 소주 신제품 공개

알콜 도수 15도대 소주는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가장 낮은 도수의 소주다.  2006년 무학이 16.8도인 ‘좋은데이’로 17도 벽을 허문지 4년만이다. 15도인 일본 사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진로는 신제품 출시에 앞서 지난 24일 지하철 무료 신문에 회사명이나 브랜드명을 알리지 않은 채 신제품 출시를 암시하는 광고를 진행했다. 이번 티저광고에는 “맛이 편한 소주는? 세상에 그런 소주가 어딨어? 12월6일 찾을 수 있습니다. 편해서 땡큐” 문구가 적혀있었다.

주류업계는 그동안 진로의 저도주 진출설을 끊임없이 제기했고, 이번 광고로 예상이 적중했다는 반응이다. 진로는 지난해 3월 18.5도의 '진로제이' 출시한 이후 이렇다 할 신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진로는 참이슬 오리지널(20.1도), 참이슬 후레쉬(19.5도), 진로제이(18.5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순한소주 경쟁 “피 터지겠네”

진로의 초저도 소주 출시로 소주업계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저도 소주를 판매하고 있는 무학( ‘좋은데이’.16.8도),  대선주조( ‘봄봄.16.7도), 롯데주류(‘처음처럼 쿨.16.8도)등이 진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쿨’이 출시된 이후 월 평균 4만상자(360㎖×30병) 정도 매출을 내고 있다.

주류업계는 아직까지 저도수 소주 시장이 크지 않지만 젊은 세대, 특히 여성층을 중심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주시장 막강파워 진로가 15도 안팎의 소주에 성공할 경우 사케, 와인 관련 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소주시장 자료(출처=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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