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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짜리 정기예금금리...산업은행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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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짜리 정기예금금리...산업은행이 최고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12.06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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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신금리가 연2% 후반대로 사상 최저치를 보인데 반해 대출금리는 제자리에 머무르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총수신 금리는 연2.94%로 9월대비 0.04%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2005년 9월 연2.92% 이후 5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총대출금리는 연5.7%로 9월과 동일했다.

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의 격차가 2.76%포인트로 벌어지자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에 비해 은행들이 턱없이 낮은 예금금리를 산정, 높은 예대마진을 통해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수신고는 넘쳐나지만 대출실적이 많지 않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예금 유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예금과 대출의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본연의 대출업무와 더불어 다양한 자산운용방법을 개발해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예금금리 연2.94% 사상 최저, 대출금리는 동결 왜?

올해 10월말 잔액기준으로 정기예금 금리는 연3.61%, 정기적금 금리는 3.91%를 나타냈다. 이는 9월대비 각각 0.07%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7개 시중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공시(11월 말 현재)한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현황(상품별)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연4.4%(e-Sense 정기예금<스마트폰>)로 가장 높은 금리수준을 보였다.

제주은행 3.9%(사이버우대정기예금), 광주은행(실버라이프예금)과 부산은행(e-푸른바다정기예금)이 각각 3.8%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시티은행이 2.5%(자유회전예금, 프리스타일예금)로 가장 낮았다.

1년만기 정기적금 금리현황은 농협 4%(매직트리연결계좌)로 가장 높았고 대구은행(첫만남적금)과 수협(인터넷파트너가계적금)이 3.8%, 기업은행(서민섬김통장) 3.7% 순이었다. 반면, 외환은행이 2.2%(희망가득한적금)로 낮은 금리를 보였다.

이에 반해 대출금리는 예금금리 인하와 연동해 하락해야 하지만 오히려 오르거나 동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말 잔액기준 총대출금리는 연5.7%로 전월과 동일했다. 특히 기업대출 금리는 연 6.03%로 0.02%포인트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연 5.32%로 0.02%포인트 올랐다.

은행별 대출금리 현황을 보면 부동산담보대출(주택)의 경우 제주은행의 제주홈대출․제주장기모기지론(COFIX잔액기준) 상품의 최고금리가 연7.18%로 가장 높았다. 반면, 기업은행의 명품주택담보대출․코픽스주택담보대출의 최고금리는 4.79%로 가장 낮았다.   

신용대출(신용평가 일반대출)의 경우 제주은행(CSS 대출)의 최고금리가 13.95%로 가장 높았고 기업은행(개인신용등급대출)이 7.28%로 가장 낮았다.


은행 "수신은 많은데 돈 굴릴 때가…" 투자처 찾기 골몰
  

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4.1%(11월 현재 3.5%)로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은행에 돈을 맡기더라도 실제 고객들이 받는 이자는 마이너스인 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펀드대량환매 등 채권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람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은행에 돈을 예치시키거나 은행을 유일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서민 충성고객 등으로 은행 수신고는 과부하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은행들은 자금 유동성은 높지만 대출 등 실제 운용실적은 크지 않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연말연초가 되면 자금 재유치 등을 위해 고금리 특판판매에 나섰던 은행들도 지금은 아예 계획이 없거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업은 물론 개인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은행은 개인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기업자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여신비율을 높이기 위해 기업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 개인상품개발부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낮은 배경에 대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해외조달 제외)은 크게 채권시장과 일반고객이다. 이 두 가지를 균형적으로 운용을 해야 하는데 현재 은행예금은 많은데 반해 대출은 마땅히 운용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간의 차가 큰 이유에 대해서도 "1개월, 3개월 등의 단기금리상품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평균가중금리에는 장․단기 고려없이 포괄적으로 평균금리를 냈기 때문"이라며 "평균 수신금리는 3개월이고 여신금리는 5개월인데 단순히 총 여․수신 비율만 놓고 금리 격차가 크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신용파산스왑(CDS) 문제  등으로 대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됐다. 때문에 내실을 기하는데 치중하고 자금은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전문가 "은행, 자산운용 다양화로 대출금리 낮춰야"

금융전문가들은 자본시장 흐름상 예금금리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자산운용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저금리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지난 7월에 이어 11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하자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렸지만 예금금리는 동결하거나 오히려 내려 빈축을 산 바 있다.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예대차 균형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필두 박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전세계적으로 정책금리를 내렸는데 이는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함이었다"며 "대출금리는 예금금리와 연동하기 때문에 현재 금리수준이 높다고 볼 수 없지만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예금금리가 훨씬 낮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박사는 "일부에서는 다양한 자산운용 방법을 통해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면 대출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현재 국내 은행의 경우 자산운용 부분에서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실제로 은행들이 본연의 대출업무인 기업부문 확대는 하지 않고 모기지만 치중하는 부분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대출과 시장성 조달 등을 균형적으로 가져가 효율적인 자산운용방법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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