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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벤츠 E클래스에 도전한다,그랜저 5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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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벤츠 E클래스에 도전한다,그랜저 5세대
  • 김용로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2.22 08: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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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를 거치며 진화해온 그랜저의 최신작 5G그랜저.
 
전체적인 실루엣은 YF소나타와 많이 비슷하다. Fluidic Sculpture, 물 흐르는 듯한 라인을 가진 요즘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공격적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전면부와 후면부의 디자인은 기존 4세대(그랜저TG)의 잔영을 지니고 있어 그 뿌리를 쉽게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전 모델의 볼륨감 있고 둥글둥글한 모양에서 날카롭고 슬림한 직선 위주의 라인으로 바뀌어 다이내믹함이 더했다.
 
하지만 그랜저의 이전 패밀리룩을 지키려는 의도는 수긍이 가지만 날카로운 역동성을 보이는 물흐르는 듯한 라인과 이전 그랜저가 지녔던 볼륨감을 동시에 품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지나치게 거대한 크롬으로 치장한 그릴부터 시작하여 뒷문과 벨트라인에 갑자기 드러나는 어색한 꺽인 라인과 볼륨이 조화스럽지 못하다. 좌우가 연결되어있던 4세대 모델의 테일라이트도 더 어색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실루엣은 나무랄데 없이 깔끔하고 보석처럼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가까이 가보면 군데군데 '옥의 티'가 보인다.






날카로운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기존의 중후하고 보수적인 디자인에서 미래지향적이고 다이내믹한 모습으로 변신하였다. 현대차 실내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이라 할 수 있는 T모양의 대시보드와 스위치 배열이 적용됏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오디오/내비게이션 스위치를 위로, 공조기는 아래로 배치한 점도 현대차의 최신 트랜드를  그대로 반영했다.  그러나 이전 그랜저의 고급스럽고 보수적인 디자인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색적인 부분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위 차종인 아반떼에도 최고급 재질의 대시보드가 들어간 마당에 플래그십에 가까운 그랜저에 들어갈 마감재가 원가 절감의 산물이 될 수는 없을 터. 전체적으로 광택이 없는 부드러운 블랙톤의 가죽과 가죽과 흡사한 우레탄 재질이 사용됐다.  눈으로 보는 질감, 손으로 만지는 촉감 모두 최고급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가죽재 중 최고급이라 할 수 있는 NAPA 가죽을 쓴 시트의 착좌감이나 촉감은 아주 훌륭하다.  
 
벤츠의 전동 시트와 비슷한 방식을 가진 스위치의 위치가 좀 어색하다. 문 앞쪽에 팔을 뻗어야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시트를 뒤로 젖히거나 누울 때에는 의자에 몸을 기댈 수 없다. 의자는 누워있는데 몸을 일으켜 전동 시트를 조작해야 한다. 기존의 현대차답지 않은 스위치 배치라 좀 의외다.
엔진은 완전히 새로 셋팅한 직분사 3.0리터 V6. 270마력에 달하는 출력과 31.6kg-m의 최대토크는 수치상으로 볼 때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존 그랜저TG에 비해 최소 100kg정도 경량화에 성공한 가벼운 차체, 그리고 6단 미션 덕분에 성능에 대한 불만은 없을 것이다. 기존 3.3리터 엔진에비해 배기량은 줄었지만 직분사를 적용하여 출력과 연비가 우수하고 특히 고속에서 급격하게 거칠어지던 과거 현대 엔진과는 달리 이 엔진은 6,000rpm을 넘나드는 고회전 영역에서도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
 
실제로 도로에 나가 운행해보니 다만 출발할 때의 반응은 기존 TG의 3.3 엔진이나 동급 6기통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기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00kg이나 가벼워진 차체 덕에 일상 영역에서의 답답함은 전혀 없다.
 
엔진음은 "완전 묵음"을 추구한 듯 정숙 편이다. 공회전시 37데시벨에 불과한 엔짐소음은 시동을 꺼도 1~2데시벨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5,000rpm에서 59데시벨이 나왔다. 같은 조건에서 측정한 차량중 가장 조용한 수치이다.
 
시속 80km, 100km, 120km...속도를 올려도 실내에서는 소음이 거의 없다.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음이 귓가에 은은하게 들려오지만 무설탕 커피를 마시는 기분 같은 상당히 정숙한 배기음은 앞부부분에 이어오는 엔진 음색과는 좀처럼 매칭이 되지는 않는다. 이 부분은 최대한 정숙성에 포커스를 두고 셋팅한 부분 같다.
 
 
시승차에 장착된 순정 타이어는 현재 애프터마켓 튜닝 타이어 시장에서 조용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모델이다. 일반 OEM모델이 아닌 튜닝 타이어를 장착한 것을 보면 소음을 줄이는 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고개가 끄떡여진다. 
 
좀 험하게 몰아붙이면 엔진룸에서 약간 카랑카랑한 기계음이 들려온다. 4천rpm을 넘어서자 그 카랑카랑한 소리와 함께 몸이 의자에 파묻히며 맹렬한 기세로 튀어나간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힘을 내는 전형적인 고회전형 엔진이다. 비슷한 마력대의 혼다나 BMW의 엔진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다만 고회전에서 1% 부족한 회전 질감과 음색만 보완한다면 진정한 명기(名器)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1박2일 동안 혹사당한 엔진의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8km. 이 정도 성능의 차에서 나온 연비로는 최고이다. 역시 직분사엔진의 장점이라 할것이다.
 
좀 험하게 몰면 조용하다고 소문난 알페온보다는 조금 더 소음이 들리지만 일상주행을 할 때에는 거의 동급이다. 오히려 무거운 차체 덕에 참을성이 필요한 알페온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주행 성능을 보이는 그랜저는 나름대로의 색깔이 존재한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고 부지런히 기어가 바뀌며 2-3-4-5-6단으로 넘어간다. 기존 5단 변속기는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변속이 다소 지연되는 느낌이 있었으나 새로운 6단 유닛은 변속 지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스포츠 주행을 할 때에는 반응이 조금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6단으로 100km/h 순항할 때 엔진rpm은 1750정도. 6단은 연비 절감을 위한 크루징 기어이고 실제 최고속도는 5단에서 나온다. 트랜스미션은 즉답식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지체 없이 킥다운이 되면서 낮은 단수로 한 두 단 뛰어넘으며 엔진 rpm을 올려 야수같이 튀어나간다.
 


부드럽고 편안했던 스티어링 감각은 빠르고 민감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조금만 핸들을 돌려도 바로 반응하는 즉답성은 스포츠카와 비슷하다. 전동식 MDPS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전 전동식 스티어링 차량들은 핸들링이 부자연스럽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평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스프링이 달려 중앙으로 돌아오는 듯한, 마치 플레이스테이션 그랑투리스모 오락기의 운전대를 조작하는 느낌이였던 이질감이 보다 부드러워졌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전동식 MDPS의 핸들링 감각은 아직 진화중이다.
 

 
브레이크는 전륜 12.6인치(320mm) 후륜 11인치 로 기존 차량보다 조금 커졌다. 가벼워진 차체 덕에 브레이크 성능도 합격점. 부드럽고 정확하게 차를 세우고 반복적인 브레이킹에도 밀리는 페이드 현상을 느낄수 없다. 그러나 독일차의 날카로운 브레이크 성능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진 후륜 서스펜션 로우암이 이채롭다. 무게가 가볍고 강성이 높아 서스펜션의 상하 운동으로 생기는 하중을 차체와 쇽업소버에 덜 전달하기 때문에 승차감과 핸들링을 잡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BMW나 벤츠같은 고가의 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는 세팅이다. 원가절감을 신경쓰는 현대에서 이부분까지 아끼지 않은 것을 보면 승차감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볼 수있다.
 
서스펜션은 의외로 부드럽다. 윗급 제네시스보다도 더 부드럽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전세대 모델처럼 둔한 느낌도 전혀 없다. 낮은 무게중심과 가변식 댐퍼(쇽업소버) 덕분일 것이다. 우리나라 도로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화한 세팅으로 보인다. 승차감과 핸들링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세팅은 전자식 시스템을 얹은 K7보다 더 나은 느낌이다.
 
다만 속도가 올라가면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약점이 드러난다. 특히 17인치 휠의 경우 속도 올라감에 따라 차량 뒷면의 노는 느낌이 18인치에 비해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지만 차량 성능에 걸맞는 하체 셋팅을 원한다면 18인치를 가급적 추천하나,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겐 17인치를 추천한다.
 
또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고속주행을 할 때에는 조금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를 잡으려면 승차감이 나빠지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신형 벤츠 E클래스와 비교해보아도 전혀 꿀리지 않는 사이즈와 당당한 스탠스를 갖춘 5세대 HG그랜저.


렉서스의 승차감과 정숙성, BMW의 성능, 도요타와 혼다의 품질을 요구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출 수 있는 차는 흔치 않다. 그런데 지금 그런  흔치 않은 차가 나왔다. 지금 소개한 5G 그랜저이다.
 
약간의 티는 있지만 균형잡힌 몸매를 자랑하고 어디 내놓아도 딸리지 않는 파워트레인을 갖추면서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함까지 갖춘 이 차는 분명 나름의 매력 포인트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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