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용부문 대표 김태영)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전산장애로 한 소비자가 아들을 4시간동안 추위에 떨게 한 것도 모자라 돈을 전달해주기 위해 달려가다 교통사고로 입원까지 하는 불운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14일 민원을 제기한 경상남도 창원시 명서동에 사는 김 모(여.42세)씨는 농협의 전산장애로 교통사고까지 당하게 되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김 씨는 12일 저녁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다음날 학교에서 소풍을 가니 10만원을 부쳐달라고 했던 것.
김 씨는 급하게 농협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려 했지만 도통 작동하지 않았다. 폰뱅킹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답답해진 김 씨가 농협에 문의하자 “오후 6시까지만 기다려달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6시가 돼도 인터넷과 폰뱅킹은 먹통상태였고 그 이후로는 전화조차 불통됐다.
김 씨의 아들은 바로 돈을 부치겠다는 엄마의 말을 믿고 ATM기 앞에서 계속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10시까지 기다려도 농협의 전산시스템은 복구되지 않았고 김 씨는 결국 돈을 송금하지 못했다. 김 씨의 아들만 4시간 동안 찬바람에 몸을 떨게 된 것.
김 씨는 “처음부터 솔직하게 전산장애를 설명했더라면 다른 방법이라도 생각했을 텐데 기다려달라고만 하는 바람에 10시까지 기다리다 결국 옆집에서 돈을 빌렸다. 어떻게 이런 대처를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나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을 아이를 위해 돈을 갖고 직접 부산으로 차를 몰고 가던 김 씨 부부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 이로 인해 김 씨는 입원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전산 송금만 됐어도 이렇게 병원신세는 지지 않았을 것 아니냐, 전산장애로 연체이자도 물게 됐고 독촉전화까지 받았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김 씨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농협의 고객수는 중앙회만 2천만명에 이르며 단위농협까지 합치면 3천만명에 이른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는 농협 전산장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농협 전산장애에 대해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 올라온 피해사례들)
농협 이용자들은 “곧 아이 돌잔치라 이곳저곳 계약금 보낼 곳이 많은데 답답하다”, “농협이 안 되니 돈을 못 뽑아 밥을 못 먹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농협 카드 안 쓰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불편을 겪을 텐데 상상이 안 간다”는 등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14일 현재 전산장애는 대부분 안정된 상태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도 14일 오후나 늦어도 15일까진 정상화될 것”이라며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현재 원인을 분석중이며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방안도 강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서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