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제조사 AS 직원이 스팸문자 감소를 위해 시행 중인 '문자메시지 하루 500건 제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휴대폰에 저장한 정보를 모두 삭제하는 바람에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다.
통신사 모두 문자메시지 하루 발송제한 건수는 500건으로 동일했지만 사전안내 부분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15일 부산 명륜동에 사는 이 모(남.45세)씨에 따르면 그는 무료 통화 800분, 무료 문자 1천 건을 사용할 수 있는 9만5천원의 정액요금제를 사용 중이다.
지난달 말 무료 문자 950건이 남아있음을 확인한 이 씨는 그룹별로 안부 문자메시지를 남기는 데 약 900건 정도를 사용했다. 당일 저녁 무슨 이유인지 문자메시지를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원인 확인을 위해 다음날 휴대폰 AS센터를 찾았다.
담당직원조차 이상 증상의 원인을 찾지 못해 결국 휴대폰을 초기화하는 바람에 주소록에 그룹 50개로 분류해 저장한 4천300명의 연락처가 모두 삭제됐다.
하지만 초기화 후에도 문자 발송이 되지 않자 업무적으로 큰 지장이 생긴 이 씨는 서둘러KT프라자로 향했다.
그제야 KT프라자 상담원은 "1일 문자 사용량 초과로 인해 하루 동안 문자메시지 발송 제한이 걸린 것"이라고 안내했다. 스팸문자 차단을 위해 하루에 발송건수를 500건으로 제한하고 있었던 것.
황당한 이유로 소중한 자료를 잃게 된 이 씨가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업체 측 담당자는 '요금제의 50%(4만7천원 상당) 차감'을 제안했다.
이 씨는 "50개 그룹으로 세분화해둔 4천여개의 자료를 복구해야 했다. 한 사람당 30초만 쏟아도 36시간이 걸릴 일을 단돈 5만원에 해결하려 한다”고 억울해했다. 현재 이 씨는 꼬박 1주일이 걸려 50개 그룹을 거의 복구한 상태.
이에 대해 KT 관계자에 따르면 “일일이 문자 발송량을 체크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량문자 발송 전 사전 고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스팸문자 방지를 위한 정책에 따르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500건 초과 발송 후에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며 고객이 안내 문자를 보고 고객센터로 연락하는 경우 즉시 사용중지 해제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사전 고지가 아닌 500건 초과발송 후 안내하고 있으며 반면, SK텔레콤은 400건 발송 시 경고 문자를 발송해 소비자가 500건 발송 이후 사용여부에 대해 미리 판단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