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라고 속여 돈을 빼돌리는 신종보이스피싱(금융전화사기)이 등장해 주의를 요하고 있다.
부산체신청은 14일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여기 농협인데, 돈을 찾아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느냐'고 물은 뒤 계좌를 이체하도록 해 돈을 빼돌리는 농협 신종보이스피싱 수법에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8일 오후 3시30분, 부산의 한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안모(49)씨는 이날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농협이라고 사칭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에서 사기범은 "여기 농협인데, 000씨라는 분이 주민등록증과 통장을 가지고 돈 850만원을 찾으러 왔는데 혹시 돈 찾아오라고 시켰나요?"라고 물었다. "그런 적이 없다"는 안씨의 대답에 사기범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으니 가까운 우체국에 가서 새로 통장을 만들어 돈을 계좌이체하시라"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걱정이 된 안씨는 사기범의 말대로 우체국으로 가던 도중 이번엔 경찰서를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이 전화에서 사기범은, "조금전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접수했다. 피해자의 신상에 대한 녹음을 해야하니 통장거래은행과 입금금액을 알려달라"고 했다. 농협에 이어 경찰서까지 연이은 전화에 감쪽같이 속은 안씨는 사기범들의 말에 따라 통장를 만들고 계좌이체를 하기 위해 우체국까지 들렀다.
그러나 안씨의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 조창원(54) 우체국장이 보이스피싱 같다며 거래를 중지시키면서 다행히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부산체신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만 우체국 창구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사례가 10건 1억600여만원에 달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