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접속장애로 무용지물이 되거나 단말기에 호환되지 않은 앱을 팔아 낭패를 겪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앱으로인한 피해는 보상마저 거의 불가능하다. 별다른 보상기준조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
더욱이 앱스토어 운영자들 역시 "사전 검열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건너 불구경하는 꼴이라 애꿎은 소비자들만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껴안고 있다.
피해금액이 적어 항의조차 않는 소비자가 많은 실정이라 숨어있는 피해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계 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유 모(남.38세)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실시간으로 TV를 시청할 수 있는 '라이브TV박스pro'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며칠 간 이용했던 무료버전이 만족스러웠던 터라 이번에는 $4.99(한화 약5500원)를 지불하고 다양한 채널이 제공되는 유료 앱을 구입한 것.
하지만 앱을 이용해본 유 씨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제공되는 채널은 100개가 넘었지만 실제로는 점검 중이거나 시청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제야 ‘라이브TV박스pro'앱 사용 후기를 읽어본 유 씨는 제조사가 다른 업체의 사명을 도용한 (지난 2월 본지를 통해 보도, 관련기사 참고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pid=235323&cate=&page=) 놀라운 사실과 함께 자신처럼 민원을 제기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어이가 없어진 유 씨는 애플코리아에 “제조사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문제의 앱을 퇴출시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현재 ‘라이브TV박스pro'앱은 유료인기항목 1위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그만큼 피해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이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사용자후기만 살펴봐도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알 수 있다”며 “이 같은 앱이 계속해서 판매되고 있는데도 어느 누구도 제제를 가하지 않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는 누구든지 앱을 만들어서 올릴 수 있는 개방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사명를 도용당한 업체 측이 정확한 증거와 법적자료를 갖고 문제가 되는 앱의 판매중지를 요청해야만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료앱 특정 단말기에서 무용지물..원인도 몰라
서울 아현동에 사는 민 모(남.45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월 말 오즈스토어를 통해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오즈내비(OZ Navi)'를 월정액 2천500원에 다운받았다. 하지만 실행하자마자 앱이 종료돼 이용이 불가능했다.
사용자후기를 확인해보니 다른 사용자들도 민 씨와 같이 앱 실행이 안 된다는 불만사항이 쇄도하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앱이 호환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오즈내비 고객센터는 “고칠 방법을 찾고 있으니 시간을 달라”고 안내했다.
민 씨는 “문제를 알고도 미리 고지하지 않아 피해 소비자들의 민원이 쌓이고 있는데 무작정 기다리라는 안내만 하고 있다”며 “앱과 호환이 되지 않는 스마트폰을 미리 공지했다면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오즈내비 관계자는 “해당 스마트폰의 호환 문제가 3월말부터 집중 리포트 되어 확인 중이었고 피해 고객에 대한 정액 요금은 환불조치 할 것”이라며 “5월 중으로 수정 일정이 잡힐 예정이며 웹페이지를 통해 수정 내용과 함께 고객안내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고지는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 번호 바뀌면 못 쓴다던 유료 앱, 슬그머니 가동
경기도 오산시 갈곶동에 사는 최 모(남.40세)씨에 따르면 그는 2월 초경 중한사전 등 총 3만원 상당의 유료 앱 5개를 T스토어에서 다운받아 이용해 왔다.
며칠 후 최 씨는 갤럭시 탭을 구입했고 앱 사용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문제는 2개의 번호를 관리하기 번거로웠던 최 씨가 기존에 사용 중인 휴대폰의 번호를 갤럭시 탭 번호로 변경하면서 발생했다. 유료 앱이 전혀 구동되지 않았던 것.
SK 측에 문의하자 "번호가 변경되면 유료 앱이라도 사용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내 돈 주고 산 콘텐츠를 제대로 된 이유조차 없이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항의하자 "현재로써는 해결방법이 없다.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아무런 공지도 없이 18일부터 사용이 제한됐던 유료 앱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것.
이에 대해 "휴대전화 번호가 바뀌게 되면 이전번호와 현 번호를 자동으로 매칭시켜주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간혹 며칠간 접속이 끊길 수 있다"며 "아주 희박한 확률로 발생한 일"이라는 게 SK 관계자는 뒤늦은 해명.
관계자는 이어 "일주일 동안 소비자가 앱을 이용하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다"며 "유료 앱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 고객센터로 연락하면 바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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