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4000만대 시대에 접어들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황당한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단말기나 통화품질의 하자를 단순히 ‘소비자의 운’ 탓으로 돌리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비단 휴대전화 뿐만 아니다.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운이 나빠 안좋은 물건을 샀기 때문에 ‘그려러니’하고 쓰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라온 어이없는 피해사례를 소개한다.
#사례1=주부 박경선(40·대전시 대덕구 송춘동)씨는 구입한지 13개월된 LCD TV의 화면이 최근 나가 애프터서비스(A/S)를 의뢰했다.
제조회사인 유투스측은 황당하게도 무상 A/S기간 1년이 지났다며 70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다. 제품의 원천적 하자같았지만 이를 증명할 길이 없어 답답했다.
그런데 A/S기사의 말이 더 가관이었다. 제품의 하자는 아니고 소비자가 운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럼 전자제품을 사면서 운을 점치고 사야 한단 말이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참고 윗사람하고 통화하고 싶다고 하자 “윗사람은 아무하고나 통화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한 술 더 떴다.
박 씨는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해봐도 고가의 TV를 1년밖에 못쓰게 만들어 놓고 되려 당당한 태도를 보이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제품의 원천적인 하자 같은데, 소비자가 언제까지 당하고 살아야 할지 원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2=소비자 김지선(여·27·인천시 남구 숭의동)씨는 지난 3월 6일 KTF에서 LG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면서 LG전자 단말기를 받았다.
사용하면서 통화품질이 떨어져 LG텔레콤으로 전화를 하니 LG전자로 전화를 하라고 했다. LG전자에 전화하니 다시 LG텔레콤으로 전화하라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그래서 지난 9일 서구 신현동 직판 판매점을 찾아가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여직원은 “운이 나빠 안좋은 핸드폰을 구입했다”고 운 탓으로 돌렸다.
어이가 없어서 “그렇다면 핸드폰을 판매한 LG전자나 LG텔레콤에서 조치를 취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하고 따지자 “서비스센터로 가서 업그레이드를 받으라”고 대꾸했다.
김 씨는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단말기 제조업체와 통신사에 실망을 금치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례3=예술인 문해용(30·부산시 수영구 광안2동)씨는 삼성전자 휴대폰 SPH-V9050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구입한지 4달 정도 됐다.
최근들어 사용중 핸드폰 전원이 꺼지거나 통화중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자주 그런 것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번 그런 증상이 나타났다.
부산 남구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찾아갔다. 상담해주신 분은 이 모씨, 명함에는 남울산서비스센터라고 적혀있었다.
이 씨는 좀 이상한 말을 했다. “원래 우리나라 전화기의 20%는 그런 증상이 있다. 이것은 전화기 문제가 아니고 통신사 문제다. 서비스 사항이 아니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받은 이후에도 여전히 같은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
문 씨는 “휴대폰 사용한지 8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20%의 사람은 에러가 있어도 그냥 참고, 80% 안에 들 때까지 전화기를 계속 바꿔야 한다는 말이냐”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