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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보 주가조작은 코스닥版 제이유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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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보 주가조작은 코스닥版 제이유 사기
전국 돌며 투자설명회‥최소 3천명 끌어들여
  • 장의식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6.11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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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천500억원이 동원된 코스닥 기업 루보의 주가조작 사건은 제이유 부회장 형제가 지역별로 모집책을 고용해 투자자를 모으고 증권사 및 은행 전 직원 등으로 하여금 시세조종에 나서게 한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

주가조작 총괄 기획자와 주요 자금 모금책, 투자자 등이 상당수 제이유 그룹에서 활동한 이들이어서 코스닥판(版) 제이유 주가 조작 사건의 성격을 띄고 있다.

◇ 제이유 영업방법 쏙 빼닮아 = 11일 검찰에 따르면 제이유 부회장으로 알려진 김모씨 형제가 이번 주가조작을 총지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이유 부회장 김씨는 제이유 그룹에 외자 유치 전문가로 영입돼 부회장 직함을 얻고 활동한 인물.

이번 주가조작에는 김 부회장 외에 제이유 그룹 최상위 사업자 출신인 정모씨도 깊숙이 연루돼 있어 사실상 제이유 핵심 간부들이 주도한 주가조작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제이유 그룹이 각종 설명회를 열어 사업자를 끌어모은 것처럼 주가 조작 일당은 전국을 돌며 수십 차례 투자설명회를 열어 시세조종 `실탄'을 끌어모았다.

몇 몇 도시에는 팀장을 지정해 체계적으로 작전 계좌를 끌어들였다. 투자자들 가운데는 제이유에 투자했던 이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설명회에서 김 부회장을 띄워주는 역할을 맡은 것은 제이유 자문위원 출신의 김모 목사였다.

김 목사는 김 부회장을 `국제금융계의 거물', `월스트리트가 주목하는 투자자'등으로 소개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고 한다. 김 부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투자 수익률을 자랑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이 든 계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째 넘겨받아 작전에 나섰다. 증권사 사이버룸을 빌려 작전을 펼치기도 했으며 강남 일대의 오피스텔도 이용했다.

사채업자나 저축은행을 통해 루보 주식을 담보로 맡겨놓고 수백억 원의 시세조종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유선 통신망으로 연결된 홈트레이드시스템(HTS)로 주가를 조작하다가 이후엔 IP 추적이 어려운 휴대전화 단말기 등 모바일 인터넷을 동원했으나 결국 수사당국의 감시망에 모두 걸려들었다.

728개 계좌를 포함해 이들이 주도적으로 사용한 계좌 수만 3천개. 최소 3천명 명의로 된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참여자 수가 더 늘 수 있고, 주가조작에 동원된 종자돈(Seed money)도 1천500억원 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향후 수사는 = 검찰은 주가조작을 총괄 기획한 김씨 형제로부터 지시를 받고 고가 매수 타이밍을 정해 일괄 매수를 지시하는 등 주가조작을 진두지휘한 `주포'들에 대해 계속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제이유 부회장의 형이 Y씨가 대표로 있는 J산업개발 고문으로 알려져 Y씨의 자금이 유입되거나 Y씨가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J산업개발 측은 "김씨가 스스로 회사 명함을 파서 회사 고문 행세를 하고 다녔으며 J산업개발은 주가조작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이 동결한 루보의 주요계좌 9개에 들어있는 자금의 경우, 김씨 재판에서 추징이 확정되면 국고로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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