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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엄혜랑 김하늘, 일본.호주로 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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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엄혜랑 김하늘, 일본.호주로 귀화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6.2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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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양궁 선수들이 일본과 호주로 귀화해 제44회 세계선수권대회(7월7∼15일, 라이프치히)에 출전한다.

29일 대한양궁협회 등에 따르면 2003년 한국토지공사 여자양궁팀에서 뛴 엄혜랑(23.일본명 하야카와 나미), 2004년까지 대구중구청 남자 양궁팀에서 활약한 김하늘(25.호주명 Haneul Kim)이 각각 일본과 호주 국적을 취득했으며, 올해 초 각국 대표선발전을 거쳐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들과 맞붙게 됐다.

이기식, 오교문, 석동은 감독이 국적을 유지한 채 해외에서 양궁 지도자로 활약한 적은 있었지만 선수들이 귀화해 특정 국가 시민권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체고-토지공사에서 활을 쏜 엄혜랑은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국적을 바꿨다.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조부모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2003년 실업팀으로 직행했다. 이때 일본에서 재혼한 어머니가 "양궁을 그만두고 일본에서 같이 살자"고 제안했고, 엄혜랑은 2004년 일본행을 택했다.

이듬해 일본체대 체육학과에 입학해 양궁부에서 다시 활을 잡았고, 작년 1월 일본 국적을 취득한 데 이어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여자 대표 3명을 뽑는 최종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김하늘은 호주양궁협회의 제안을 받고 본인이 귀화를 선택한 경우다. 2005년 1월 호주로 건너갔고, 작년 6월 초 시민권을 받았다.

'국적을 바꾼 뒤 1년간 메이저 양궁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국제양궁연맹(FITA) 규정에 따라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 나갈 수 없었지만 올해 1∼3월 국가대표선발전을 거쳐 7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호주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김하늘은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한국에서 크게 잘 하는 것도, 못 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올림픽 출전이 소원이지만 국내에선 전망이 없었다"며 "2003년 호주양궁협회가 '호주로 (이민)오라'는 제안과 함께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영주권을 내줬다. 고민 끝에 2005년 호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주에서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강박감 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고민이 적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호주는 한국계 두 선수에게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남자 양궁의 야마모토 히로시(45.일본체대 교수) 말고는 이렇다 할 양궁스타가 없던 일본은 엄혜랑이 올 3월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에서 일본 국적자로는 처음으로 우승하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호주는 김하늘이 제 실력을 발휘하면 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8강 안에 들어 내년 베이징 올림픽 쿼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나 이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감독.코치들은 고민이 적지 않다.

김상훈 일본체대 코치도 "혜랑이는 양궁을 하려고 일본에 온 게 아니라 어머니랑 함께 살면서 대학에 다니려다 보니까 이전부터 해온 양궁을 다시 하게 된 것"이라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김하늘이 호주로 건너온 뒤인 2006년부터 호주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오교문 감독은 "호주 선수들이 김하늘의 스트레칭까지 따라할 정도"라며 "이제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한국계 선수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조금은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 자칫 선수들의 '국적이탈'에 쏠릴 지도 모르는 따가운 시선을 경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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