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뉴브릿지 컨소시엄은 아시아 지역 통신회사와 미국계 사모펀드 등 10곳이 넘는 해외 투자자들과 매각을 위한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컨소시엄측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지만 그동안 인수설을 부인해온 LG데이콤 등 국내 업체들과는 만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브릿지와 AIG, TVG로 구성된 뉴브릿지컨소시엄은 2003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현재 3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5월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조만간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3.4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올해 안에 매각작업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만한 해외 통신업체로는 싱가포르텔레콤과 AT&T, NTT도코모 등이 꼽히고 있다.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국내 통신업체들은 최근 대표이사들이 나서서 인수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난 듯한 모습이다.
박종응 LG데이콤 사장은 지난 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봐야 "별로 도움될 게 없다"며 인수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도 같은 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로텔레콤을 매입할 뜻이 없음을 피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 회사 대표이사들의 발언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LG그룹은 LG데이콤과 파워콤, LG텔레콤 등 통신 자회사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하나로텔레콤이 필요하며 SK텔레콤은 유선 통신사업자를 인수해 유무선 결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한다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서는 여전히 LG데이콤과 SK텔레콤을 유력한 인수후보로 보고 있다"면서 "LG데이콤은 중복 투자를 줄이고 과당경쟁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필요가 있으며 SK텔레콤도 유무선 결합 서비스를 위해 유선 사업자를 원한다"고 진단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두 통신업체가 하나로텔레콤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최근 실적개선과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인 하나TV의 성공에 힘입어 이 회사의 주가가 올라 가격 부담을 느낀 나머지 진의를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 기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하나로텔레콤 지분 39.4%의 인수가격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연햡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