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인 레노버는 지난 2005년 IBM의 PC 사업부를 인수한 뒤 국내 노트북 시장에 IBM 및 자사 브랜드의 노트북 PC를 판매했으나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시장 점유율은 3.6%~4.1%, 업체별 순위로는 7~8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1분기의 경우 레노버의 노트북 PC 판매실적은 1만6천200대로, 12만5천대를 판매한 1위 삼성전자[005930]의 7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LGIBM 시절 15%대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데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수치로, IBM의 `브랜드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다.
중국의 하시 노트북 PC를 국내에 판매했던 기해전기 역시 고전 끝에 올해초 노트북 PC 유통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올들어 초저가 노트북 PC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하이얼 역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산 노트북이 국내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외에 AS 및 유통망 부족, 저가 전략의 한계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무용 활용도가 높은 노트북 PC는 빠른 AS가 필수적이지만 중국산 제품은 이에 대한 준비가 국내외 대기업에 비해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노버와 하이얼의 경우 국내에 부품 물류업체를 두고 있지 않고 있으며, 레노버는 애플 및 IBM 등 업체와 AS를 한 곳에서 공동으로 처리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 브랜드들이 고객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가 전략을 채택한 것도 초기에는 학생층과 보조용 노트북 PC 수요층에 어필했다는 평가이지만 타업체들도 저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마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게다가 레노버의 경우 최근 양 위엔칭 회장이 IBM 대신 레노버를 대표 브랜드로 내세울 계획을 밝히면서 기존의 충성도 높은 IBM 이용자층마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전망이 불투명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결국 품질과 고객 서비스라는 본질에 충실하는 것만이 까다로운 국내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길"이라며 "국내 브랜드 역시 중국 제품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레노버 관계자는 "IBM PC 부문 인수 뒤 대부분의 AS 및 유통망이 LG전자[066570] 쪽으로 넘어간 뒤 새롭게 출발한 셈"이라며 "처음에 비해 상황이 호전된 편이며, 향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