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산업자원부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서민용 연료인 등유에 1ℓ당 134원씩 붙는 특소세를 낮추고 1ℓ당 23원인 판매 부과금은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프로판 가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가 없었다.
산자부는 당초 지난 3월 김영주 장관과 석유.가스업계 대표와의 회동에서 올해 석유.가스산업정책의 핵심 과제로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이 많이 사용하는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의 가격은 저렴하나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이 많이 사용하는 등유와 프로판은 가격이 높다"며 등유와 프로판 가스의 세금 인하를 내세웠다.
등유의 경우 ℓ당 134원, 프로판 가스는 ㎏당 40원의 특별소비세가 부과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협의 결과 프로판 가스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서민 외에 업소 등이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가 돼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자부의 자료를 토대로 가구당 연간 평균 난방비를 따져보면 도시가스가 72만원으로 가장 낮고 지역난방이 76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프로판과 등유는 각각 140만6천원, 141만1천원씩으로, 지역난방과 도시가스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영세 서민들이 2배나 높은 연료비 부담을 지는 것으로 돼있다.
특히 '서민 난방용'을 제외한 업소의 프로판 가스 사용도 대부분 영세 식당 등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쓰는 경우가 많고 정부가 영세 자영업자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준다며 몇몇 업종의 단순 경비율까지 인상해 소득세를 덜어주겠다고 밝힌 점에서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주로 사치품에 붙이는 특소세를 서민용 연료에 붙여왔는데 내린다는 원칙을 발표해놓고 정작 별 효과가 없다며 인하 대상에서 뺐다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