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보닛의 도색이 벗겨지더니, 검사결과 부품이 교환되고, 보닛 자체가 제 짝이 아니라고 하네요."
"출고될 때부터 에어백경고등이 들어오고, 두 달만에 엔진, 미션, 안개등, 에어컨, 오디오 문제가 생기더니 안전벨트까지 터졌습니다."
"1년도 안된 새 차의 수리비 견적이 460만원이나 나왔어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있을 수 없는 신 차 불만ㆍ피해 사례가 소비자들로부터 쏟아져나와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출고되어 나올 때부터 결함이 있거나, 대리점이 사고차량을 새 차로 속여팔거나, 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잦은 고장으로 '중고차'나 다름없는 경우들이다.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가량을 주고 구입한 소비자들은 "중고보다 못한 새 차"라며 경악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제조업체는 "고쳐서 타라"는 말 뿐 리콜이나 교환, 환불 등 적극적인 피해보상은 생각조차 않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인 것이다.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라온 기막힌 '신차불량' 사례를 조명해봤다.
#사례1=소비자 최지훈(27ㆍ인천시 남동구 구월2동)씨는 두 달 전 쌍용차 '액티언'을 샀다. 처음 나올 때부터 에어백 경고등이 들어와있었다.
이 후 엔진과열등이 켜지고 에어컨에 문제가 발생했다. 에어백경고등과 함께 고쳤지만 이틀 후 다시 에어백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 10일에는 오디오 CD가 고장나고 안개등이 나갔다. 센서가 나간 것이다. 중요한 건 12일 아침. 회사에 차를 주차시킨 후 앞 창문을 닫고 뒤 창문을 올리는 순간 조수석 안전벨트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사방으로 날아가 부딪쳤다.
조수석으로 가서 문을 열어보니 안전벨트가 작동이 되어 팽팽하게 조여져 있었고, 안전벨트가 들어가는 카울이 터져 있었다. 그 곳에서 타는 냄새가 났다.
최 씨는 "'만약 운전중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하고 생각하니 식은 땀이 났다"며 "고객센터는 고쳐서 타라고 하지만 무서워서 차를 못타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또 "두 달만에 하자가 이렇게 많은데, 리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믿고 샀다가 봉변만 당했다"고 억울해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12일 민원이 접수됐고 관련부서에서 처리를 진행중이다. 해당 영업소를 관할하고 있는 경인지역본부가 고객과 직접 통화해 대화를 나눴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런 클레임은 매우 희귀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서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례2=회사원 강성훈(29·충남 아산시 탕정면) 씨는 지난 4월 25일 GM대우 ‘토스카’를 인수받았다. 찻값만 2470만원, 등록비 등 세금을 합쳐 3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새 차를 구입한지 2달도 안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차량이 오른쪽을 쏠려 천안정비사업소에서 휠얼라이먼트를 2회 수정했다. 에어댐 몰딩이 떨어져 교환했다. 트렁크 하단쪽 도색이 불량해 아산정비사업소에서 액으로 닦았다.
또 운전자 앞 도어 차체에 흠집이 있어 페인트를 발랐고, 조수석 뒷 도어를 열고 닫을 때 고무가 씹혀 앞뒤 도어 단차를 조정했다. 수리하는 과정에서 부품과 차체에 기스도 많아 났다.
강 씨는 “새 차 사서 문짝을 벌써 3번 뜯고, 정비소에 입고한 것만 10번은 된다”며 “중고차도 이것보단 낫겠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GM대우 관계자는 “고객분이 수리를 받은 2곳은 회사 직영이 아니고 외부 협력업체다. 관련 부품을 구해 곧 교환수리를 할 예정이다. 고객이 제기한 부분은 성능의 문제는 아니다. 감성품질인 단차에 예민하신 분 같다. 협력업체다보니 고객응대가 균일하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사례3=자영업자인 김송자(여·37·서울 동작구 동작동) 씨는 6월 22일 GM대우 ‘윈스톰’ 새 차를 3000만원 가량 들여서 구입했다.
보유한지 이틀만에 차에 결함이 나타났다. 가속이 원활치 못했다. 딜러에게 차량 교체를 요구했지만 난색을 표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수소문 끝에 동인천 영업소에 차를 정비하러 들어갔다. 전기배선에 결함이 있었다. 이 때문에 충전이 잘 안되고 자동변속기도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누가 믿고 이런 차를 구입하겠느냐. 차라리 중고차를 사서 속 편하게 끌고 다니는게 낫겠다. GM대우를 고발하고 싶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례4=소비자 최규성(52·대전시 유성구 궁동)씨는 6월 18일 결혼한지 20년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기아차 ‘세라토’를 사주었다. 그것도 여러 업체의 차종과 가격을 견주어가며 심사숙고해서 골랐다.
아내는 25일 1주간의 운전교습을 받고 첫 출근하여 대전시내 주행을 하다가 아파트에 주차하던중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아 차가 밀리면서 가로등과 경미한 접촉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번호판 오른쪽 귀퉁이와 앞 범퍼 밑부분의 도색이 벗겨졌다.
집 근처의 현대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정비사가 “오른쪽 안개등이 철사로 묶여있다”며 “사고났던 차량이냐”고 묻길래 “새 차”라고 답변했다.
즉시 판매자 고 모(남대전지점 문화대리점)씨에게 전화하여 이 사실을 이야기하니 달려왔다. 정비사가 안개등 뭉치를 떼내자 안개등 브라켓이 부러져 피스를 꽂고 철사로 고정시켜놓은 것을 확인하고 사고차량임을 인정했다.
이에 남대전 지점에 전화해 새 차 교환을 요구했지만 “상부에 보고 후 조치하겠다”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더니 며칠 후 보상조로 100만원을 제시했다.
최 씨는 “기분은 상당히 나쁘지만 100만원에 합의했다”며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홍보를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사례5=주부인 유삼순(50·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1동)씨는 지난 2005년 10월 현대차 ‘투싼’을 현금 1863만원에 일시불로 구입했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보닛 도색이 모래알처럼 벗겨졌다. 영업맨에게 연락하니 확인 후 서비스를 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차량이 굴러가는데 지장이 없고 또 남편의 출퇴근 차량이었기에 그냥 지나갔다.
2006년 4월쯤 ‘투싼 리콜’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남편이 시간이 없는 관계로 영업맨에게 연락해 서비스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며 그냥 타라고 말했다.
올해 6월 15일 남편은 주행거리 4만km가 되기 전(당시 3만600km)에 벗겨진 보닛 부분과 전체적인 차량 점검을 한다며 영업맨과 함께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정비기사는 보닛을 열자마자 라디에이터 그릴이 교환됐고, 보닛은 도색을 한 것이기 때문에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차를 구입한 후 처음으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누구한테도 빌려준 적이 었던 터라 어이가 없어 다른 서비스센터를 여러 곳을 방문했다.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억울하고 견딜 수가 없어 건설교통부가 인정한 자동차 성능검사소를 찾아갔다. 검사소 담당자는 “도색이 문제가 아니라 보닛 자체가 바뀌어 제 짝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새 차인줄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부속을 갈고 보닛도 도색이 되었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정말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사례6=소비자 김동용(39·전북 익산시 영등동)씨는 2005년 6월 현대차 ‘포터2’ 새 차를 구입했다.
6개월여가 지나면서부터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12월 16일 주행거리 2만7602km에서 차량이 심하게 떨려 점검을 받았다. 2006년 1월13일 전북 완구군에서 운행중 시동이 꺼져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를 받아 3번 인젝터를 수리했다.
2006년 4월 4일과 7월 8일 운행중 시동이 꺼져 같은 수리를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3번 인젝터만 5번 고치는 등 이런저런 고장으로 견적이 460만원(보증수리 포함)이나 나왔다.
김 씨는 “어렵게 차를 구입해서 분신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자주 고장나니 답답하고 억울하기 짝이 없다”며 “이제는 큰 돈 들여 고칠 여력도 없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