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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백화점 의류매장서 숨은 보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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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백화점 의류매장서 숨은 보물 찾기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7.18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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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비싼 옷을 선호하지 않는다. 실용적인 옷을 좋아한다. 옷값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과 백화점 수수료, 광고비 등이 얼마 정도 되는지 알기 때문이다. 같은 원단을 사용하고 품질도 비슷하지만 브랜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안다.

의류를 잘 알기 때문에 비싼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고 품질과 가격을 비교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한다. 소비 생활에서도 모르는 것은 위험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모르기 때문에 비싼 것을 선택해서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자기가 잘 아는 분야는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옷이 날개다. 최고급의 신제품을 입는 것이 경쟁력인 사람은 비싸더라도 사 입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션을 선도하는 모델이 될 필요가 없다. 패션을 리드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구입할 때는 세일하지 않는 신제품을 사야 하고, 패션성이 가미된 옷은 관리하기도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패션 제품인 옷은 구입 시기를 조금 늦추면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백화점에서도 신제품이 출시될 때는 할인 판매하지 않지만 세일 기간에는 30~40% 할인해 판매한다. 조금 더 지나면 상설 매장에서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같은 옷을 판다.

할인 매장에서도 팔리지 않는 옷은 땡처리장으로 넘어가 ‘눈물의 폭탄가’로 판매되는 것이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는 남성복은 상설 할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여성복도 마찬가지다. 패션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옷 구입 시기를 조금 늦춰 싸게 사고 남는 돈으로는 투자하라.     
백화점 의류 매장에 전시된 옷의 가격표를 보면 장난이 아니다. 비싼 이유가 있다. 100만원짜리 옷 한 벌 가격 내용은 원단·부자재·공임을 포함한 원가 28%, 재고를 포함한 관리·운영비 23%, 마케팅·상품 기획개발비 13%, 백화점 수수료 36%로 구성된다. 백화점에서 정가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20%에 불과하다.

옷은 구입 단계에서부터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 옷은 디자인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알뜰파는 경제성을 우선 생각한다. 일단 구입하면 수습하기가 곤란해진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처럼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제품은 옷값보다 관리 비용인 세탁비가 더 든다.

실속파는 의류를 구입할 때 물세탁이 가능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세탁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옷 한 벌을 드라이클리닝 맡기면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3000~7000원 정도 든다. 물세탁은 1회 100원 안팎이므로 훨씬 경제적이다. 또 물세탁하는 의류보다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옷은 섬세하므로 사소한 부주의에도 쉽게 손상된다.

경제성과 환경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세탁 방법’에 따른 의류 구입의 우선 순위는 약알칼리성 세제로 세탁기 세탁이 가능한 의류가 최고다. 두 번째는 중성 세제로 세탁기 세탁이 가능한 의류다. 세 번째는 중성 세제를 사용해 손세탁하는 의류다. 네 번째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의류다. 드라이클리닝 해야 하는 옷보다 물세탁이 가능한 옷을 사면 세탁할 때 드는 비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대폭 줄어든다. 돈이 절약되고 환경도 살리는 일석이조 쇼핑법이다.

사회 생활에서 날개로 비유되는 옷에 비용과 공을 많이 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무대복인 필요한 사람들이다. 무대복이 필요한 사람들은 무대복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보통 사람들의 무대복은 지갑을 남루하게 만드는 소비성 지출이다.

이유 없이 무대복을 즐기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나 상품이나 마찬가지로 내용물이 변변치 못하면 과대 포장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본질에 충실하면 피해나 사기는 당하지 않는다.

패션 리더를 포기하면 주목은 덜 받겠지만 지갑은 두둑해진다. 당장 먹고 싶은 마시멜로를 참으면 나중에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당장 사고 싶은 쇼윈도의 신제품 구입을 조금 늦추고 운동에 몰입하라. 옷이 날개로 변하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보물 찾기는 백화점의 의류 매장에서도 가능하다. 소풍 갔을 때의 추억을 넘겨보면 보물은 잘 보이는 곳보다는 의외의 장소에 숨겨져 있었다. 생활 속의 보물 찾기를 반복하다 보면 안목이 생기는데 보물은 그들이 숨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내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사소한 습관이 부자를 만들기도 하고 남루한 생활로 인도하기도 한다. 투자 없는 현재의 날개는 미래의 남루함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세속의 욕망을 한 박자만 늦추면 미래의 행복은 배가된다.

세속의 날개를 지향하는 사람들보다는 보물 찾기를 즐기고 차액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풍요하다. 패션(fashion) 리더보다 열정(passion) 리더를 지향하라. 진짜 보물은 욕망을 다스리는 좋은 습관이다.

* 놀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에게는 더 큰 기쁨이 오지 않는다. 가장 힘든 지금이 있어야만 가장 값지고 기쁜 미래를 껴안을 수 있다. 세상은 자신에게 호되고 남에게 후한 자에게 궁극적으로 성공이라는 단어를 선물한다.

- 전옥표의 <이기는 습관> 38쪽, 쌤앤파커스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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