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9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LG전자는 휴대전화 부문에서 분기 최고치인 3천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1.6%로 두자릿수 도약에 성공했다.
평균판매단가(ASP)도 1분기 158달러에서 2분기 160달러로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127억달러에 그친 점을 비교하면 불과 1년새 31 달러가 늘어난 데 이어 또 다시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삼성 휴대전화의 판매단가가 최근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는 사이 LG 제품은 빠르게 치고 올라가 `만년 2위'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휴대전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매출액은 2조8천649억원으로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1%와 26.9%나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전자는 더욱이 1천910만대을 판매해 분기당 판매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전년 동기(1천530만대) 대비 25%, 전 분기(1천580만대) 대비 21%나 각각 늘어났다. 따라서 세계 시장 점유율도 1분기 6.4%에서 7.3%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로써 수익성과 성장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이 같은 LG전자의 2분기 선전은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대조를 보인다.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부문 2분기 실적을 보면 휴대전화 ASP가 148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회사의 휴대전화 ASP는 지난해 3분기 175달러에서 4분기 176달러로 잠시 올랐다가 올들어 1분기 155달러로 크게 떨어진 데 이어 이번 분기에 또 다시 내려 앉았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천500억원으로 전분기 6천억원에 비해 41%나 추락했으며 영업이익률이 8%로 전분기에 비해 5% 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4분기 8%에서 올 1분기 13%로 늘어나 삼성전자의 중저가 시장 공략이 나름대로 효과를 거두는 듯 했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매출도 4조5천억원으로 1분기 4조6천억원에 비해 2% 줄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출하량이 3천740만대로 전분기 4천480만대에 비해 8% 늘어난 것이다.
20일 새벽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모토로라가 1분기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경우 글로벌 시장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자력 보다는 모토로라의 실책에 기인한 것이다.
2분기 LG전자의 부상과 삼성전자의 부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LG전자의 `삼성전자 따라하기' 전략이 먹혀든 반면 삼성전자의 `노키아 따라하기' 전략은 아직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저가 휴대전화 위주에서 삼성전자가 그동안 주력해왔던 프리미엄 위주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바꾼 것이 실적 호조의 밑걸음이 됐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휴대전화인 초콜릿폰의 1천만대 판매를 통해 판매량과 수익률이 동시에 올라가는 선순환 체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며 "특히 초콜릿폰이 2분기에도 여전히 평균 220달러의 고가에 판매됐고 후속작인 샤인폰도 ASP가 330 달러를 기록하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일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폰 시장에 본격 뛰어든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LG전자의 약진과 삼성전자의 후퇴는 단기적인 현상일 수 있으며 좀더 장기적인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19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IT기업 CEO 간담회' 에서 "하반기에는 휴대전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일단 판매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가 효력을 발휘하게 되면 비용은 줄이고 요금 경쟁력은 강화될 수 있어 다시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노키아처럼 글로벌 1위가 아니기 때문에 노키아 전략이 먹힐지는 좀더 두고 봐야한다"며 "LG전자 역시 초콜릿, 샤인에 이어 후속 히트작을 내지 못할 경우 레이저 후속 모델 실패로 추락한 모토로라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어 아직은 안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