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진은 일부 척수신경세포에만 존재하는 가스트린 분비 펩티드 수용체(GRPR)라는 유전자가 피부에서 발생한 가려움 신호를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GRPR유전자를 제거한 쥐들과 정상적인 쥐들에 가려움을 유발하는 물질을 주입한 결과 녹아웃 쥐들은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반면 보통 쥐들은 피부를 심하게 긁어댔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증을 유발시켰을 때는 두 그룹 모두 통증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실험에서 보통 쥐들에 GRPR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는 물질을 주입하자 가려움을 나타내는 동작을 보였다.
이 논문의 제1저자인 천 저우펑 박사는 이 유전자의 발견으로 습진, 신부전, 간질환, 암치료와 강력진통제 투여의 부작용 등으로 나타나는 만성 소양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유전자는 통증반응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이 유전자를 억제한다 해도 통증감각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천 박사는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가려움도 통증의 한가지 형태라고 생각하고 통증과 관련된 유전자를 찾는데만 매달려왔다. 이들은 연구과정에서 GRPR유전자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쥐 실험에서 통증 경로와는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천 박사는 GRPR유전자는 종양성장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이미 많이 개발됐기 때문에 이 물질들을 이용하면 소양증 치료제 개발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