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잇달아 대책회의를 하고 탈레반 측과 직접 협상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통화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말했다.
AFP는 한국인 남성 ‘성신(Sung Sin)’이 살해된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희생자는 심성민 씨로 추정된다.
아마디는 또 두 번째 한국인 남성 인질을 살해한 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남성 인질을 살해하고, 그 다음은 여성 인질 차례가 될 것”이라며 추가 살해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탈레반 측은 “앞으로 인질 살해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탈레반 측이 동료 수감자 석방과 관련한 추가 협상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아프간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탈레반 측은 시한 연장에 대한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인질ㆍ포로 맞교환’을 끝까지 요구하는 탈레반과 이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아프간 정부의 협상 교착 상태에서 또 한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마땅한 협상카드가 없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는 아프간 현지에 파견된 백종천 대통령특사의 활동과 관련해 “현재로선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을 다시 만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혀 다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문화인류학)는 “한국 특사가 아프간 정부를 최대한 설득해 포로를 석방하는 수밖에 없을것 같다”면서도 “정부가 직접 협상도 과감히 시도해봐야 한다. 한국 정부가 모든 협상 준비가 돼 있고 유연성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협상카드를 변화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한국인 추가 살해가 사실이라면 용납하지 못할 만행”이라며 무장단체를 비난하고 “아프간 정부 및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조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며 총력 외교 의지를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