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맛 또는 농약 냄새가 나는 우유가 종종 유통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여름철 제조과정 또는 유통과정에서 관리소홀 등으로 우유가 상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이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통기한만 믿고 우유를 마셨는데, 구토ㆍ식중독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유 제조ㆍ판매 회사들은 이런 피해에 무책임하게 대응,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사례1=소비자 최숙영(여ㆍ33ㆍ대전 유성구 문지동)씨는 지난달 22일 아침 '연세 어린이 우유'를 2개 배달받아 1개는 냉장고에 보관했다.
평소에는 우유가 하나만 와서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우유를 가져다주는데, 그 날은 하나가 더 와 나중에 아이를 주려고 나머지 하나를 냉장 보관한 것이다.
8월 24일 저녁 우유를 달라는 아이의 말에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냉장 보관했던 우유를 건넸다.
아이는 우유가 쓰다고 했고, 이에 아직 세살밖에 안된 아이가 투정을 부리는 거라 생각한 최 씨는 “한 모금 더 먹으면 쓰지 않다”고 아이를 달랬다.
아이는 우유를 한 모금 더 마시더니 계속해서 쓰다고 먹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확인 차 직접 우유를 마셔보았는데 우유가 너무 써서 삼킬 수가 없었다.
그날 저녁에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쓴 우유에 대해 항의하자 대리점 측은 사람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대리점 측 사람은 직접 우유를 맛본 후 본사에 우유 검사신청을 할테니 문제의 쓴 우유를 달라고 했다. 우유의 반은 덜어서 냉장 보관하고 나머지를 건네주었다.
29일 대리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문제의 쓴 우유에 관해 “인체에는 무해한 세균이 자라서 쓴맛이 난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아이들 우유인데 문제가 있는 부분에 관해 본사 측의 정확한 설명도 없이 대리점을 통해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는 연세우유 측의 태도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례2=소비자 이영미(여ㆍ35ㆍ대구 동구 효목동)씨는 지난달 29일 효목동 집 앞에서 ‘서울우유’를 구입한 후 마셨다.
우유를 한 모금 마시자 농약 냄새가 나길래 중단했다. 그 후 배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식중독이라고 했다.
이 씨는 “상한 우유를 마시고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도 아직까지 처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제품의 특성상 유통과정이나 냉장보관이 제대로 안 되면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도 상할 수 있다. 그런 경우 제품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
만약 소비자가 상한 우유를 마시고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할 경우에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준다.
대구에서 발생한 민원에 대해서는 지금 처리 중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례3=소비자 조시형(35ㆍ경기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씨는 지난달 20일 집으로 배달 된 ‘건국우유’를 마시다가 쓴맛을 느꼈다.
아침에 배달 된 우유를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마셨고, 다른 가족들 역시 쓴맛을 느꼈다.
조 씨는 건국우유 서울 방화동 공황대리점에 전화했더니 직원이 집으로 찾아왔다. 직원은 “맛이 좀 씁쓸했죠?”라는 말뿐이었다.
답답한 조 씨는 다시 고객지원센터에 전화했더니 상담원은 쓴맛이 나는 이유에 대한 답변 대신 그와 관련된 워드문서를 하나 보내줬다.
조 씨는 “그 문서의 내용은 비전문가인 내가 봐서는 잘 모르겠다. 먹어도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건강한 사람이야 탈이 없겠지만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이 먹고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국우유 측은 문서답변에서 "우유가 상하면 쓴맛이 난다.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면 우유의 저온세균이 활성화하면서 단백질이 분해되는데, 이 때 펩타이드를 형성하여 쓴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유가공 식품 전문가들은 "“우유 제조나 유통 과정에서 관리 미숙 또는 관리 소홀로 제품이 상할 수 있다"며 "냄새가 날 정도라면 상한 것이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