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혹을 조사한 바로는 사건의 본질은 변 전 실장이 신씨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씨가 해달라고 하는 것들을 뜻대로 하게 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씨의 동국대 교원임용과 광주비엔날레 감독선임, 신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대한 대기업들의 차별화한 후원,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 스님이 회주인 흥덕사에 대한 국고지원 등은 모두 신씨의 청탁에 따른 변 전 실장의 외압행사라는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초점을 두고 외압 행사가 직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세부 사실관계 수집에 주력하고 있는 한편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신씨가 변 전 실장에게 외압행사를 부탁했다는 부분은 향후에도 계속 법률적인 쟁점이 될 사안이기 때문에 변 전 실장과 신씨는 이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관계, 재계, 종교계, 언론계 등에 각종 의혹이 쏟아졌지만 사건이 단순한 `치정극'으로 한정되고 있다는 지적에 검찰은 어떤 특정한 입장도 없고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신씨의 개인통장에 보관 중이던 공금의 일부가 미술관 사업과 관계가 없는 용처에 쓰였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신씨를 추궁했지만 신씨는 미술관 업무를 설명하며 횡령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신씨가 개인통장에 함께 보관하고 있던 미술관 공금이 개인회생에 쓰였을 수도 있다고 보고 빠져나간 공금의 종착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으로부터 전날 산업은행의 성곡미술관 후원을 청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오전 10시께 변 전 실장을 5차로 소환해 각종 외압에 `부적절한 관계 유지' 외의 다른 사유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했다.
신씨는 오전 11시께 병원 구급차가 아닌 변호인의 승용차를 타고 서부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과 카메라 플래시를 피하려는 듯 청사 안으로 재빨리 뛰어들어갔다.
검찰은 24일과 25일 변 전 실장과 신씨, 참고인들에 대한 소환을 이틀 동안 쉬고 혐의 입증을 위한 자료를 검토한 뒤 추석연휴가 끝나는 대로 변 전 실장과 신씨를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