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집 불법 운영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개그맨 정준하가 이번에는 방송 내용에 대한 오해 때문에 다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가 출연하고 있는 MBC TV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9일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등 출연진이 일본을 방문한 에피소드를 내보냈다. "일본에서 연 단독 팬사인회에서 팬 1천여 명이 왔다"는 정준하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출연진이 직접 일본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일본 도쿄 현지에서 출연진을 알아보는 일본 팬이 거의 없는 가운데 정준하의 팬들이 갑자기 등장했다. 긴자에서 출연진이 돌아가며 춤을 출 때 정준하 차례가 되자 일본 여성팬 10여 명이 그를 알아보고 몰려든 것.
하지만 이 여성팬들은 정준하가 직접 동원한 사람들인 것으로 방송에서 드러났다. 유재석이 정준하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통화 내역을 확인 결과 정준하가 현장에 온 여성팬들과 미리 전화통화한 사실을 발견한 것.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정준하씨 사과하세요. 앞으로는 그런 행동이 없기를 바랍니다"(서민지), "정준하씨 실망이에요. 연예인은 공인인데 거짓말은 하면 안되잖아요"(박유일) 등의 의견을 올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물의를 빚은 '술집 불법 운영 논란'을 거론하며 정준하의 '부도덕성'을 공격한 것.
그러나 논란이 된 이날 방송 내용은 실제 상황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 오락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제작진이 일부러 설정한 내용이었던 것.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는 "정준하 씨가 직접 가짜 팬을 동원했다는 말은 완전히 잘못된 지적"이라면서 "다른 출연진은 모르는 상태에서 제작진과 정준하 씨가 미리 설정한 내용"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멤버를 놀래키려는 의도로 제작진이 현장에서 정준하씨에게 '팬클럽 회원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며 "더욱이 이날 방송은 '술집 논란'이 터지기 이전에 녹화된 내용"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송가 일각에서는 정준하가 이 같은 오해를 사는 것은 일부 대중이 그에 대해 갖게 된 선입견이 한 몫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송에서 '술집 사장'이라고 공공연히 말해 오다가 그 술집에 문제가 생기자 '단순한 얼굴마담'이라고 말을 바꾼 일로 인해 이와 관계 없는 일에서도 오해가 생겼다는 것.
이번 일로 인해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무한도전'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제작진은 정준하의 '술집 불법 운영 논란' 후 "정준하 본인의 말을 믿는다. 정준하의 하차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29일 방송분 시청률은 25.5%(TNS미디어코리아 조사결과)를 기록해 '무한도전'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