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의전장 출신으로 1994년 영국에 망명한 하이탐 위하이브는 이라크에 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기금 35만파운드(약 6억4천700만원)를 모으기 위해 수제 롤렉스 시계를 포함해 자신이 수집한 후세인의 유품들을 경매로 내놓았다고 영국 메일 온 선데이 신문이 30일 보도했다. 후세인의 시계는 시계판과 시계줄에 수 십개 다이아몬드가 촘촘하게 박힌 이른바 금딱지 롤렉스 시계다.
20여년 동안 후세인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위하이브는 후세인이 소중히 간직했던 시계, 보석류, 펜, 의류 등을 경매에 부치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위하이브는 후세인과 불화를 빚은 후 몇 차례 투옥됐으며, 1994년 영국 망명시 자신의 수집품들을 몰래 갖고 나왔다. 위하이브는 자신의 경험을 이용해 미국, 남아메리카, 일본, 호주 등지에서 사담 후세인 전문가로 강연을 하며 명성을 날리고 있다.
위하이브는 생전 후세인이 바그다드의 궁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과 시간을 보냈으며, 의전장으로서 자신은 그가 궁전에 떨어뜨린 물건이 없는지를 점검하는 일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어느날 그는 후세인이 롤렉스 시계를 침대 옆 탁자에 떨어뜨린 것을 보았고, 즉시 후세인이 탄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세워 이 사실을 보고했다. 당시 즐거운 오후를 보낸 듯 매우 만족스런 표정을 한 후세인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롤렉스 시계를 가지라고 했다고 위하이브는 말했다.
메일 온 선데이 자체 조사 결과 고객의 주문으로 특별 제작된 이 롤렉스 시계는 10만파운드 상당 가치가 나가는 진품 롤렉스 시계로 확인됐다.
또 후세인이 이란-이라크 전쟁 때 이란군의 추격에서 벗어난 후 위하이브에게 선사한 6천파운드(약 1천110만원) 상당 크리스찬 디올 선글라스, 후세인이 사형집행장에 서명할 때 사용한 2천500파운드(약 462만원) 상당 카르티에 펜, 후세인이 위험을 막아주는 효력을 지녔다고 믿은 1천500파운드(약 277만원) 상당 은 반지 등이 매물로 나왔다.
위하이브는 허영심이 강한 후세인이 크리스찬 디올 선글라스, 카르티에 펜 등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액서서리들을 매우 좋아했다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케네스 카운다 전 잠비아 대통령의 영향으로 마술과 미신에 빠져 은 반지 같은 마력을 지닌 물건들도 몸에 즐겨 소지했다고 위하이브는 말했다.
위하이브는 "사람들이 이 물건들이 진짜 후세인의 물건인지, 아닌지 의심을 품을 수 있고, 나로선 증명할 도리가 없다"며 하지만 이 물건들은 진짜 후세인의 유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